내가 운전면허를 취득한 건 호적나이로 마흔 살이 되던 1986년 6월 10일이었다 사실 그때만 해도 여자 운전자가 그렇게 많지 않을 때였는데 더구나 마흔 살의 중 늙은 여자가 면허를 따는 건 그리 흔한 일도, 쉬운 일도 아니었다. 아직 자가용을 사기도 전인 그때에, 타고난 기계치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면허를 따기로 결심한 건 강북수유리 번동에 살 때였는데 마침 딸은 도봉여중 3, 아들은 동북초등학교 6학년이 된 봄이었다. 그때 강남 8 학군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할 때였는데 학력콤플렉스가 있던 내게 강남으로의 이사는 강북에 이대로 파묻혀 있다가는 아이들이 그럭저럭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경쟁력 없는 학교생활 하다가 그다지 애쓰지 않고 무난히 들어갈 수 있는 학교를 지원하고 그렇게 적응할 것 같은 혼자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