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언니의 살아가는 이야기 27

내가 이제야 깨닫는것은 .....

내가 이제야 깨닫는 것은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은 정말 일어난다는 것,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는 것, 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교실은 노인의 발치라는 것 , 하룻밤 사이의 성공은 보통 15년이 걸린다는 것 , 어렸을 적 여름날 아버지와 함께 동네를 걷던 추억은 일생의 지주가 된다는 것, 삶은, 두루마리 화장지 같아서 끝으로 갈수록 더욱 빨리 사라진다는 것 , 돈으로 인간의 품격을 살 수는 없다는 것 , 삶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매일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 때문이라는 것 , 하느님도 여러날 걸린 일을 우리는 하루만에 하려 든다는 것 ,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부모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단 한번이라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한 것은영원한 한이 ..

명품걸레가 되기전에

지난 주일날 남편의 64회 생일을 치뤘다. 음식만들기 좋아하는 나지만 이번 남편의 생일엔, 아들 딸 덕에 손끝에 물하나 안묻히고? 아미가 호텔옆 나리스시라는 일식집에서 호강을 했다. 크리스찬이라면 주일은 가급적 매식이나 음주가무?를 삼가해야함이 원칙이나 서로의 바쁘고 복잡한 생활에 집까지 멀리 이사한 핑계로 언제부터인지 모두 모일수 있는 날로 주일보다 더 좋은 날이 없게 되어버렸다. 그나마 모든행사가 반드시 예배 마치고 이뤄진다는점으로 위안을 삼을 수밖에.. [지극히 형식적이지만...] 그리 아니할지라도 마침 생일이 일거리가 많은 주일이어서 , 제직회도 있고, 피택권사소집도 있어서 하루종일 교회에 있어야 하는 날이라 어쩔수가 없었다. 남편은 해마다 돌아오는 생일 한번쯤 안쇠면 어쩌냐고 남북으로 동떨어져 ..

봄눈 녹듯이

한주간의 短想일기 .....[2]. 3월9일 화요일. 열두시반에 명퇴자 지점장들과 회식이 있다고 교대해달라는 남편의 부탁대로 오늘은 뉴스도 안보고 내 딴엔 좀 부지런을 떨어 며칠동안 늘어놓고 다닌 집도 대청소를 하고 , 내일 여전도회의 사회를 맡은지라 흰머리 염색도 좀하고 나가는길에 기름도 채우고 세차도 하려고 8시부터 내내 동동거리다가. 열한시쯤 집을 나서려고 열쇠꾸러미를 찾는데 열쇠가 없다... 문이야 저절로 잠궈지고 열리지만 자동차키가 없으면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인데... 진땀을 흘리며 가방과 방방을 돌아다니며 뒤졌지만 아무데도 없다. 혹시 자동차에 놓고 내렸나하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유리창 너머로 차안을 살피지만 역시 없다. 아침에 나가면서 지겹게 신신당부했는데 이런 말을 하니 열받게도 생겼다..

도토리 버리고 가을 하늘 보기.

9월20일 토요일 맑음. 평균 이틀에 한번꼴로 내리는 비탓으로 산에 가지 못하다가 모처럼 삽상하게 개인 하늘과, 여유로운 시간이 맞아떨어져 오랫만에 앞산에 올랐다. 미안하게도 사는 동네가 태풍의 축에서 멀리있는 행운으로 바람이나 비의 피해가 없어뵈는 이곳이지만 엊그제 집중호우로 산길은 많이 흐트러져 있다. 비탈진 길에는 급류로 골이 깊게 패이고 흙탕물이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 역력하다. 여기저기 웅덩이가 생겼던 곳에는 앞서 간 부지런하고 엽엽한 손길들이 뒷사람을 위해 삭은 나무가지며 솔가지들을 깔아놓아 정상으로 가는길이 그런대로 불편하지는 않다. 여름내내 모자가 필요없이 녹음이 빽빽히 우거진 산길이었는데 태풍때문인지,가을이 오는때문인지 오늘은 꼭 늙어가는 ,내 속알머리없이 성글어진 정수리처럼 나무마다 이파..

봄날은 간다.

어제 참으로 오랫만에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우연치 않게를 보게 되었다. 보게 되었다는 표현은 ... 그러니까 정직하게 말해서 내 돈내고 보지 않았다는 말이다. 가게를 시작하기전 92년부터 3년동안은 서예를 배우고 전시하기위해 예술의전당 서예관을 들락거렸지만 95년이후 옆에 붙어있는 오페라하우스에는 뮤지컬 을 보기 위해 딱한번 간거외에는 눈돌리고 살아온 , 그야말로 으로 살아온 10여년이었다. 알고보니 돈주고 산다면 최하 35000원은 주어야 하는 거금의 표를 내칼럼독자이신 엘리사벳님이 주셔서 아직 해가 벌건 오후세시에 [정직히말하면 날이흐렸다.] 역시 고참독자이신 왕왕언니와 같이 문화생활을 한것이다. 평일 낮공연이라는 이유때문인지는 몰라도 역시 관객의 90%이상이 여자였고 그 여자의 70%이상이 4~..

오디의 추억

어제 구역식구들에게 보낼,[지난번에 빠진]편지를 부치고 나오다 가로수 그늘에 앉아있는 노점아줌마를 보았다. 아니 그 아줌마가 벌려 놓은 눈부신 여름먹거리들을, 허름한 대소쿠리에 색색으로 놓여있는 옛날 먹거리들을 보았다. 먹으면 입술과,혓바닥을 잉크빛으로 물들이는 진보랏빛 오디, 만지면 톡하고? 터질듯 말랑말랑 해뵈는 빨간 앵두, 씹으면 톡톡 씨가 씹힐것 같은 산딸기, 마치 하얀 주근깨를 뒤집어 쓰고있는것 같은 파리똥, 빨강과 주황과 노랑크레파스로 그린것 같은 꼭지달린 체리 , 그옆에 과일은 아니지만너무나 풋풋해뵈는 연두색 완두콩, 알록달록 강낭콩, 이제 조금은 노란빛이되어가는 매실, 친절하게 삶아서 껍질을 벗겨 잘게 찢어논 머위대,.. .너무나 오색 찬란한 정물화다. 나는 그앞에 쭈그리고 앉아, 옛날 생..

나는 食口가 그립다....[1]

나는 아홉식구와 26년 살다가 ,여덟식구집으로 시집가서 31년 살고나니 세식구로 줄었는데 10월이면 또다시 줄어 두식구가 된다. 그래서 나는 식구가 곁에 있어도 식구가 그립다. 한집에서 같이 밥먹고 사는 사람들을 우리는 食口라 부른다. 그러나 요즘 집집마다 식구들이 사라져 간다. 언제 부터일까? 내생각으론 우리나라가 새마을 운동을 시작하던 시점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초가집도 없애고 ,마을길도 넓히면서 ,둘만 낳아 잘기르자가 시작되었고 정부시책에 동참하는 순진한 애국시민들이 행여 각종 혜택에서 제외될까봐 너무 열심히 순종하는바람에 우리 친구 모두는 거의 둘씩밖에 낳지 않았다. 덕분에 인구정책은 성공하고 살기는 확실히 나아졌지만 님비니,좀비니 이상한 풍속이 생겨 진정한 삶의질은 오히려 후퇴하고있는게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