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바자회를 앞두고 벼룩시장을 위해 쓴 추억의 글입니다 >
오늘 바자회의 벼룩시장에 내놓을 물건을 챙기기 위해 장롱을 정리했읍니다.
한집에서 십일년을 살다보니 버려도 좋은 물건들이 자꾸만 쌓입니다.
이젠 정말 늙었나 봅니다.
옛날 우리 엄마나 시어머니가 그렇게 못버리고 쌓아두더니
어느새 내가 그대로 하고 있읍니다.
하나를 사면 하나를 버리고,3년동안 한번도 입지 않은 옷은 버려라.
깔끔하게 살고 싶다면 그렇게 해야한다는데...
몇년동안 버리지 않아 장롱만 차지하는 물건들이 너무 많습니다.
살때는 예뻐서 샀는데 집에와서 다시 입어보니 영 아니어서 쳐박아둔 옷도 있고,
비싸게 샀지만 너무 클래씩해서 아끼다 작아져버린 옷도 있고,
몇번 입지 않아 유행이 지나버려 못입는 옷도 있읍니다.
다른사람들에 비해 쇼핑을 많이 하는편이 아닌데도
어쩌다 남대문엘가면 진짜 괜찮은 물건들이 억수로 싼걸 보면 제어가 잘 안됩니다.
살이 엄청 찐 생각은 깜빡 잊어버리고, 아무거나 걸쳐도 어울렸던 소시쩍 생각만으로
깜찍하기 까지한 소녀틱한 원피스를 사놓곤 주책맞아보여 그냥 몇년을 모셔놓다
이제는 정말 싸이즈가 맞지않는 옷도 있었읍니다.
젊을때는 그이튿날로 씩씩거리며 다시 가서 바꿔오곤 했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아니 내가 가게를 하면서부터는 아예 포기를 할때가 많아졌읍니다.
대책없이 불어버린 몸과 신중하지못한 나자신에대해 짜증도 나고
내가 그 물건을 들고가면 그 물건을 판 점원이 속상하겠지? 하는 남 걱정까지 하면서...
살아보니 보통시민으로 사는데는 그렇게 많은것이 필요한것도 아니었읍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유월절이나 장막절을 지키듯,가끔씩 일부러 불편한 텐트생활을 해보면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많이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몇보따리를 챙겨들고 교회에 가보니 나같은 사람이 많은가 봅니다.
너무나 새것인 물건들이 여기저기 쌓여있읍니다.
허긴 기증품이나 이렇게 원가가 없는 물건들이 많이 팔려야 바자회의 수익이 많아져서 ,
우리가 이번에 돕기로 한,탈북자들과 북한 영유아들이 우유를 배불리 먹겠지요.
이참에 우리교회 자랑 좀 할가요?
우리교회는 강남의 논현동에 있으면서 어른만 1500명정도 출석하는 교회지만
주차장도 없는 아주 초라한 이층건물입니다.
에어컨없이 선풍기로 22년을 버티다 3년전에야 본당에 에어컨을 설치했읍니다.
거의 대부분 무기명으로 본당입구의 헌금함에 헌금을 넣고
아무리 거액을 헌금해도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강대상에 장식도 헌화도 하지않고 목사님도 성찬식때말고는 까운을 입지 않으십니다.
따라서 교인들도 밍크같은 비싼옷을 입고 교회에 오지 않는것이 다른사람을 위하는 일이라 여깁니다.
일류대학 성악과 출신이나 교수라도, 시향의 오케스트라 단원이라도
성가대 봉사하면서 단 한푼의 사례도 받지 않고 봉사합니다.
장로나 권사선거는 선거운동은 커녕, 서로 사양하느라 항상 모자라게 뽑힙니다.
뽑힌 분들은 최선을 다해 일하고 ,교회는 장로 권사가 되신분께 특별헌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교회의 헌금은 절반이상,선교와 구제에 쓰는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무엇보다 대형교회가 되는것을 원하지 않아,지금까지 여섯교회를 개척하여
헌금해서 살림을 냈고 그 교회들이 본교회보다 더 커진 교회도 있읍니다.
그 교회들은 독립적으로 예배하면서 서로를 위해 기도합니다.
강남의 교회중에서 제일먼저, 우리교회 손봉호장로님의 주창으로 장애인 선교를 시작했고
단 두사람의 휠체어 장애자를 위해 천여만원을 들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읍니다.
우리교회 바자회는 벌써 21년째인데 다른 교회와 달리
10월 마지막 토요일 단 하루만 장사?해도 삼천만원이상 수입을 올리지만
그 돈은 우리교회를 위해서는 단 한푼도 쓰지 않습니다.
장애자,낙도 어린이,샘물호스피스,기윤실,북한선교,외국인 노동자,근육디스트로피환자돕기 등등
나라에서도 잘 돌보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을 위해 헌금합니다.
김치도 담그고 밑반찬도 만들고, 과수원을 하는분은 배와 사과와 포도를 내놓고
치과를 하시는 집사님은 스켈링권을 기증하고
내놓을게 돈밖에 없는 부자들은 기증품대신 거액을 헌금하기도 합니다.
내일, 바자회 전날은 꼭 잔치집 같답니다.
녹두를 대여섯말 갈아다가 삼십여명이 마주 앉아 빈대떡을 부치고,햄버거를 만들고
오븐에 쿠키와 빵을 굽고, 돈가스를 만들고,호박죽,팥죽준비를 하는가 하면 ,
토요일 주위의 노인들께 공짜점심을 드리는 식권도 돌리고
무엇보다 칠팔백명분의 국밥을 준비하느라 난리가 날겁니다.
자기집에는 파출부를 불러놓고도 나와서 기쁜 마음으로 허리가 휘게 일합니다.
그렇게 한해에 한번씩 바자회를 하면서 우리는 서로 서로 친해지고
서로의 기도제목을 알게되고,나라와 어려운 이웃들에게 새삼 관심을 갖게된답니다.
시간이 있고 7호선 타기에 힘들지 않으신분들 우리교회바자회에 오세요.[학동역10번출구]
마담포라의 깜짝놀랄만큼 싼 옷도 살 수 있고
제가 맛있는 국밥,파전,튀김,떡볶이도 사드릴게요.
저는 교회 들어서자마자 맨 처음 가게인 건어물전 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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