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0월 28일 )
참 좋으신 하나님…
모든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
약한자,소외된 자를 불쌍히 여기시는 하나님…
선을 위한 기도에 언제나 귀 기울이시는 하나님…
이번 바자회를 마치며 나는 그런 찬양을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날씨부터
요즘 너무나 잘 들어맞는 일기예보대로 라면 ,토요일 오전 내내 비가 왔어야 했는데
새벽기도회에서 ,집에서, 온 교인들이 간절히 기도한 탓인지
바람이 불어 춥기는 했었지만
7시부터 햇살이 퍼지기 시작해서 우리를 감격케 했다.
개회예배 설교에서 목사님이
< 비만 오지 않게 해달라고 했더니 비는 안오는데 바람이 부는군요 >해서
모두들 웃었다.
그러고 보니 22회 동안, 10월마지막 토요일로 못박혔지만
날씨 때문에 바자회를 망친적이 한번도 없었다.
하나님도 손해나는 일을 하시긴 싫으셨던게다.
기왕에 모았던 물건들을 중간에 강원도 수재민들에게 구호물품으로 한번 보낸터라
벼룩시장물건도 기증품도 부족한 셈이었는데도
막판에 유수한 업체의 좋은 물건들이 쏟아져 들어와 본당은 본당대로 활기를 찾았고
먹거리와 건어물,장터인 아래층은 바람이 추운데도 그런대로 시골장터의 활기가 살아났다.
내가 맡은 건어물부는
부피가 크고 냄새가 난다는 건어물의 특성상,
항상 교회입구의 바람통에 자리가 정해지다보니
구역 식구들이 정말 진짜 시장아줌마처럼
두툼한 털파카나 후드점퍼를 입지 않으면 감기 들기 십상이다.
다들 남 부러울것 없는 멋쟁이들인데도
후지레한 작업점퍼들을 입고 정말 열심히 물건을 팔았다.
김이니 땅콩등은 거의 원가에 팔아서 이익이 박한 대신
내손으로 할 수 있는 양념북어나 갓김치등을 많이 만들어 팔아서
결산을 해보니 작년보다 오히려 이익금이 더 나올 듯 싶다.
특히나 우리 칼럼방 식구들까지
작년보다 많이 와주어서 바자회를 빛내주고 도움을 주었으니 더 풍성해야 할 것은 당연하지만…
또 하나 작년보다 내가 더 감사하는 것은
남편이 이른 아침에 나를 따라 나와 무거운 물건들을 옮겨주고 갔고
끝날 무렵엔 아들과 며느리가 와서 뒷정리를 도와준 것이었다.
아들도 결혼하기 전에는 내가 미리 챙겨둔 먹거리에 더 관심이 많아
몸으로 때우는 일에 별 도움이 안되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결혼식에 다녀와서 일부러 옷을 갈아입고.와서 추운데 막판까지
꾀부리지않고 도와주는 것 이었다.
필시 며느리의 발상이리라.
나는 우리며느리가 아직 내 칼럼을 모르고 있으니
31년 전 평강공주 시어머니의 정체를 알리 없는데도
손발 걷어붙이고 일을 거드는 것이 너무 예쁘다.
교회의 다른 부서가 다 가버린 뒤까지 뒷정리를 하고
늦은 밤에 용인까지 같이 와서도
그동안 정신없이 어질러 놓고 다닌 집안을 치워주고 정리해주는게 정말 눈물나게 고마워서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아 며느리가 있으니 너무 좋다>라고…
사람들의 생리는 다 비슷비슷해서 누구나 편하고 싶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어한다.
일을 앞에 쌓아놓고 누군가가,
하기 싫지만 사명감 만으로라도 책임감 만으로라도
나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훨씬 더 엉망진창이 되고 살벌해질 것이 분명하다.
나는 이번 바자회를 끝내고
서로를 칭찬해주고,격려해주는 교우들이 고맙고
추운데도 찾아와준 친구들이 고맙고
남이 하기 싫은 뒷정리를 아들까지 대동하여
지 몸 안 아끼고 거들어준 새 며느리가 고맙고
그동안 가게에 소홀하고 먹을것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는데도
군소리없이 잡부역할까지 해준 남편이 고맙고
배가 많이 불렀는데도 3.33kg으로 둘째아들 순산하여
엄마걱정 덜어주고 바자회 끝날 때까지 산후조리원에 있어준 딸이 고맙고
진혁이를 용인에서 옥수동까지 유치원을 날마다 등하원시킨 사돈마님이 고맙고
모든불편과 어려움을 웃으며 참아낸 우리 사위가 고맙다.
그 위에 무엇보다
그렇게 함부로 몸을 굴렸는데도 입술만 부르트고
몸져 눕지않게 태권브이의 건강을 책임져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조그맣게라도 남을 위한 일을 하다 보면
항상 힘든 것 이상으로 내게 유익이 되는 것이 너무 많다.
내 이익,우리교회를 위한 이익을 챙기는 일이 아니니,
다른 사람들에게 무리하게 대시를 해도 덜 미안하고
강권하는 사람이나 사주는 사람이 다같이 기분좋게 웃을 수 있고
내가 내놓은 물건 내 돈주고 다시 사서 남에게 선물하는
해프닝이 벌어져도 마냥 즐거운 아름다운 잔치이니 말이다.
그래도 우리는 너무 이익금에만 집착하여
하나님은 빠지고 장사꾼냄새만 가득한 바자회가 되지 않도록 모두 조심해야 한다고.
목적이 선하면 과정이야 아무래도 좋다는 위험한 세상적 발상이 횡행하는
아전인수의 교회가 되지 않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서로를 일깨우며
겸손하게 기도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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