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67

디지털 시대 ..노인은 버그가 아니다

전상인... 서울대 사회학 명예교수 정년퇴직 이후 집 근처 동네에서 볼일을 볼 때가 많아졌다. 어느 날 은행 한 곳을 들르게 되었는데 객장(客場) 풍경이 꽤 낯설었다. ‘금융 정보화’ 시대를 맞아 대다수 국민이 온라인 거래 방식을 이용하는 줄 알던 터였다. 점포 개수의 급감과 창구 업무의 소멸 또한 당연한 대세라 믿던 터였다. 그런 나에게 아침부터 수많은 고객들로 북적거리는 은행 내부는 마치 딴 세상 같았다. 서민 밀집 지역의 여느 평범하고도 번라(煩羅)한 시장통에 위치한 그곳은 각종 ‘정보화 약자’로 그득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노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정보화 기기 이용에 서툴러 은행 직원들의 ‘자비로운’ 과잉 친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노인이 생각보다 많았다. 순번 대기표 뽑는 일에서부터 경비원의 ..

스크랩 2023.09.18

세계 날씨가 미쳤다

美·유럽 48도 끓고, 日북부 415㎜ 퍼부어… 세계 날씨가 미쳤다 각국 관측기록 줄줄이 깨져 하늘에 구멍이 난 듯한 폭우와 찜통더위 수준의 폭염으로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여름 들어 태평양 바닷물이 통째로 뜨거워지는 엘니뇨가 나타나면서 전 세계 전역이 덥거나 습한 이상기후로 신음하고 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일본 북부 아키타현의 다이헤이잔은 15일부터 16일 낮 12시 기준 415.5㎜(직전 48시간 강우량)의 폭우가 내렸다. 같은 현의 후지사토마치가 321.5㎜, 센보쿠·가쿠노다테 지역이 321.5㎜, 아키다시가 312.5㎜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아키타현의 대부분 지역이 일본 기상청 관측 이래 최다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틀간 내린 비는 예년의 7월..

스크랩 2023.07.18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

영국의 찰스3세 국왕의 대관식이 5월6일 오전 11시에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열렸다 영국의 찰스3세 국왕의 대관식이 5월6일 오전 11시에 웨스터민스터 사원에서 열렸다 이날은 그가 왕관을 쓰고 왕좌에 앉아 영국과 14개 영연방 뢍국의 군주가 되었음을 전 세계에 선포하는 날이었다 지난해 9월8일 어머니인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서거하고 찰스는 자동으로 등극했지만 대관식이 8개월이 지난후에 정식으로 올리게 된것이다 영국 역사상 최연장자 국왕의 즉위(등극)이었다. 찰스3세는 엘리자베스여왕과 필립공의 장남으로 ,엘리자베스여왕이 1952년에 등극하면서 4세의 나이에 왕위계승서열1위가 되었지만 그가 공식적으로 '웨일스공'(Prince of Wales·영국의 왕세자 칭호)으로 책봉된 것은 그가 9세 때인 1958년. ..

스크랩 2023.05.10

아이 뇌에 해로운 스마트폰

사람 많은 공간에서 떠들고 산만한 아이들을 손쉽게 조용히 시키는 방법이 스마트폰을 쥐여주는 것이다. 우는 아이 뚝 그치게 하는 현대판 곶감이다. 만 3~5세 유치원생 절반 이상이 만 두 살이 되기 전에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했다고 한다. 심지어 만 한 살이 되기 전에 스마트폰을 접했다는 유치원생도 8명당 1명이다. ▶스마트폰이 일상화되고 AI(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이 혁명적으로 발전한 시대에 태어나는 2010~2025년생을 ‘알파 세대’라고 부른다. 유치원 가기 전부터 AI 스피커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영상에 맞춰 노래와 춤도 따라 하는 ‘랜선(lan 線) 유치원’에 먼저 친숙해지는 세대다. 사람보다 기계와 소통하는 데 능하고, 글보다 영상에 익숙한 이 ‘신인류’가 디지털 기기에서 습득하는 정보량도..

스크랩 2023.04.22

봄비

김황식의 풍경이 있는 세상 일러스트=김영석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 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새워 벙그러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여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이수복 시인의 시 ‘봄비’입니다. 만물이 죽은 듯한 겨울을 보내고 새 생명의 봄을 맞는 어름에 봄비가 내립니다. 봄비는 봄을 재촉하는 전령입니다. 그 봄비를 보며 곧 펼쳐질 자연의 향연(饗宴)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봄비는 생명이자 희망입니다. “나직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 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 없고 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

스크랩 2023.04.22

6411번 버스, 그리고 146번 버스를 아십니까?

가난이나 병고에 시달린 세 모녀가 주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합니다. 아파트 경비원이 관리소장이나 주민들의 갑질에 시달려 극단적 선택을 합니다. 아이들이 계모 등에게 학대받고 세상을 뜹니다. 우리가 요즈음 흔히 접하는 안타까운 소식들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이런 일이 없을 수 없다 하더라도, 너무 많습니다. 우리 사회 공동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면 과장일까요? 일러스트=김영석 지난달 급한 돈이 필요한 취약 계층에게 최고 100만원까지 당일 대출해주는 소액 생계비(긴급 생계비) 대출 제도가 시작되었습니다. 대출 신청자가 폭발적으로 몰렸다고 합니다. 당장 100만원을 구하기 어려운 저소득·저신용자가 그만큼 많다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소액 생계비 대출 제도는 취약 계층을 배려하는 정부와 금융..

스크랩 2023.04.09

다정도 병인양 하여

주말에 카페 옆자리에서 세 시간 넘게 수학 문제와 씨름하는 초등학생을 보았다. 아이가 풀고 있는 문제집은 놀랍게도 중학교 교재였다. 틀린 문제를 엄마가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었지만 아이는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있었다. 아이 엄마는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중학교 가서 뒤처지지 말라고 미리 고생하는 거니까 조금만 참자!”라고 말하며 아이의 등을 토닥였다. 선행 학습의 현장에서 원고를 쓰던 나는 결국 울음을 터뜨린 그 아이보다 먼저 일어났다. ‘의약치한수’ 의대, 약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를 말하는 단어다. 요즘은 의대에 진학하는 N수생이 늘었다고 한다. 대기업 직장인이었다가 의대 진학을 위해 서른이 넘어 수능 공부를 다시 하는 경우도 많다. 역사상 가장 높은 스펙을 보유한 세대이지만 취업은 ..

스크랩 2023.04.08

3만달러 국가 중 한국에만 있는것

경제가 우등생 되면 정치, 노동도 뒤따라 성적 오르는 게 세계사의 흐름 한국만 그 예외되는 게 제2 한강의 ‘기적’ 되나 지난 2월 15일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 심사가 진행되는 시간에 맞춰 민주노총이 국회 앞에서 노조법 2ㆍ3조 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갖고 있다./이덕훈 기자 최근 만난 원로 한 분의 말씀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세계에 정치가 엉망이고 노조가 심각한 나라가 많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는 나라 중에 그런 나라는 한국밖에 없는 것 같다.” 선진국들에도 노조가 비타협적인 곳들이 있고, 민주주의 본산인 구미의 정치 분열도 심각하다. 그러나 한국 같은 나라는 없다. 국민소득 1만달러가 넘으면 국민이 ‘먹고사는 절박함’에서 벗어..

스크랩 2023.03.30

처음 겪어보는 대통령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서 일어나는 전례 없는 일들을 보면서 우리 국민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통령을 처음 겪고 있다는 사실을 또 절감한다. 야당과는 달리 여당의 대표 경선은 당의 2인자를 뽑는 선거다. 여당 1인자는 당연히 대통령이다. 당내 1인자를 뽑는 야당 경선에 비해 아무래도 치열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여당 대표 후보자는 사전에 어느 정도 대통령과의 공감대가 조성되곤 했다.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그래서 여당 대표 경선은 흔히 ‘재미없는’ 선거라고 한다. 그런데 이번 국민의힘 대표 경선은 예상치 못하게 대중의 ‘눈길’을 받고 있다. 대통령과 사법시험 공부할 때부터 잘 아는 사이로 알려졌던 사람이 ‘정치적 사기 행위’라는 말까지 들으며 공개적으로 내쳐지고, 대선 후보 단일화를 했던 사람은 ‘..

스크랩 2023.02.16

우리인생의 마지막 풍경

70대 후반의 지인이 지난해 늦여름 넘어져서 다리뼈가 부러졌다.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그곳에선 장기간 입원을 할 수 없어 서울 강남에 있는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다 두계절을 보내고 며칠 전 퇴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입원기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병문안도 제한돼 수시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거나 가끔 먹거리를 보내드릴 뿐이었다.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지인은 병상에서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인에 따르면 70∼90대의 노인들이 모인 요양병원에서는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다. 박사건 무학이건, 전문직이건 무직이건, 재산이 많건 적건 상관이 없단다. 누구나 똑같이 환자복을 입고 병상에 누워 있는 그곳에서는 안부전화가 자주 걸려오..

스크랩 2023.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