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꿈꾸는 세상

시방 우리에게 무엇이 중한가 (1)

왕언니 2023. 8. 5. 13:04

<옛날 글 다시 보기>

 

2016년 8월 3일에 썼던 글인데 꼭  7년이 지난 지금 다시 외치고(?) 읽고 싶어  올립니다

 

                                        

 

며칠 전 아침 신문을 보니

우리나라가 드디어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최저라는 영예의 왕관을 썼다고 한다.

2015년  출생한 신생아는 46만 5892명으로

인구 대비 출산율은  1.16% 인구통계 도입이래 최저라는데

그에 비해 평균수명은 점점 늘어나서 남녀 공히 80세~85세 가 되어가고 있단다.

 

10년 전만 해도 20대 인구가 60대 인구의 2배였다는데

지금은 완전 거꾸로 가 되어

아직은 젊은이 6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지만 10년 후는 2명이 1명을 부양해야 한다고 하니

결혼도 안 한 두 젊은이가 생판 모르는 이웃집 노인을 위해 죽어라고 일을 해야 한다는  억울한? 이야기다.

 

내가 2005년에 쓴 블로그 <당신은 지금 몇 살이세요?>라는 글에서

나는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접어드는 시기를 2050년으로 썼었다.

내가 뭐 사회학자도 아니니... 그때만 해도 매스컴의 통계가 그랬기에 인용을 한 거다.

그런데 10년 사이에  통계가 확 바뀌어서 이제 2026년이면 우리나라에 65세 이상의 노인이 전체 인구의 8.7%가 되어

일본과 함께 , (아니 일본을 앞지를 수도 있다) 세계 최고의  초고령화 사회 (국가)가 된다는 거다

과연 빨리빨리 왕국답다.

 

도대체 뭣이 문제인가?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모두는 정말 뭣이 중한가? 도 모르면서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쟁이 끝나고 폐허가 된 땅에서 오히려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나

내가 초등학교를 들어가던 1952년도에  전라도 시골 정읍의 동 국민학교는 한 학년이 6 학급이었다

심지어 교실이 모자라 오전 오후반 수업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1955년 ~63년을 베이비붐 세대라 한다)

그리고도 넉넉하지 못한 면소재지의 우리 반 친구들은 나중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고

우물쭈물 집에서 밥을 하다, 공장에 들어가기도 하고 식모로 팔려? 가기도 하고

그러다 어린 나이에  시집을 가서 빨리빨리 애들을 낳았다.

어떤 애들은  심지어  시어머니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애를 낳기도 했다.

한 두 명도 아니고 대여섯 명씩...

 

1968년 대학까지 졸업한 나도  그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어마 무시한 산아제한 정책이 아니었다면...

(모든 혜택이 2명의 자녀에게만 주어졌기에)

남편이 예비군 훈련을 갔다가 정관을 묶고 오지 않았다면...

적어도 서너 명은 낳았을 것이다.

 

 

요즘 인구감소, 신생아 출산 감소는 결혼 인구의 극감과 맞닿아있다.

누구는 산아제한 정책 때  (1970년대 이후) 낳은 여자애들을 너무 잘 키워? 잘 가르쳐 여권 신장을 시킨 우리들의 잘못이라고도 했다.^^

우리들이 이 악물고 열심히 키운  딸아이들이 잘 먹고 잘 커서 대학엘 갔고 대학 나온 딸들은 

대학 졸업장을 장롱에 넣어갖고 시집가서 썩히는 걸  억울하게 생각해서 기를 쓰고 취직을 했고

취직을 한 딸들은 남자들에게 자리를 뺏기지 않으려고 결혼을 늦추었고

(우리 때는 결혼하면  학교 선생 말고는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나중에 결혼해도 다닐 수 있게 된 후에는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기가 힘들어 애 낳기를 주저했었다.

 

그리고 요즘엔 취직이 안되니 아예 3 포세 대가 되어  더욱 결혼을 기피하고

결혼을 하지 않으니 애를 낳을 수 없고

애를 낳아도 애를 맡길 곳도 마땅찮고 육아비용, 교육비용이 만만찮아 더욱 출산을 꺼린단다.

 

옛날  시골 어른들이 하던 말이 귓가에 쟁쟁하다

계집아이들은 많이 가르치면 안 되아

그저 적당히 가르쳐서 일찌감치 시집보내 아들딸 낳아 자식농사나 잘 허게 여야지

대갈박에 든 것 많으면 골치 아파,

남편 이겨 먹으려 들고 , 배운 거 써먹으려 드니  언제 살림할 시간이 있어야지...

시간 없으니 반찬 사 먹고 외식 좋아하고

밖에 밥 먹으니 식구들 건강 나빠져 병원비 늘어나  돈 없어져,

안 가르친 것만 못 하다니까...

 

물론 이건 극단적인 얘기지만... 요즘 늘어나는 우리 교회 골드미스들과

애 안 낳아도 행복하다는  딩크족들을 보면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것도 같다.

가난하던 옛날엔 다 이웃사촌이고  골목에는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가득했고

시방도 저개발국가일수록 아이들이 많으니 말이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고

교육 수준과 국민소득이 높아지는 나라가 겪는 필연적인 수순이기는 하지만...

나는 왜  이 시점에서 성경의 말세 징조를 떠올리는가?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 돈을 사랑하며 ,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시 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부인하니...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그들 중에 남의 집에 가만히 들어가 어리석은 여자를 유인하는 자들이 있으니

그 여자는 죄를 중히 지고  여러 가지 욕심에 끌린 바 되어 항상 배우나 마침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느니라...(딤후 3장 1~7)

 

국민소득이 높아질수록, 문화 수준이 높아질수록 , 학력 수준이 높아질수록, 범죄는 더 지능화 내지 폭력적이 되고

도시로 갈수록 , 이웃과의 교류가 끊어지고. 아파트가  대단지가 될수록....

나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가 된다.

 

우리 아파트도 반상회가 없어진 지 오래되었다.

단지 안 산책길에서도 서로 인사하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서로 인사하면 범죄는 그만큼 줄어드는데...

이사가 잦아지며 우리 문의 사람들도 많이 교체되어 이제 엘리베이터 안에서의 인사도 뻘쭘할 지경이 되었다.

 

 

 

2005년 이래 4월이 되면  우리 부부는  아파트 바로 옆 5평의 주말농장에   쌈채소 씨앗과 상추 모종 고추 모종을 심는데

좀 힘들고 귀찮기는 해도 , 냉장고 속에서  겨울잠을 자고 있던  씨앗을 뿌리고 모종을 심어놓으면

성경말씀대로 오십 배 백배의 결실이  생겨 얼마나 기쁨과 보람을 주는지 모른다.

땅은 언제나 뿌리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진리를 깨우쳐주는 것이다.

 

 

5월부터 7월 장마가 시작될 때까지 적어도 두 달 반 동안

우리 교회 교역자들과 집사님들은  조금씩이라도   다 우리 밭의 상추를 맛보았고

중보기도팀 식구들은 주일날 점심시간에 내가 펼치는 쌈채소의 향연을  대놓고 기다리게 되었다

그리고 상추가 끝난 후로는 요즘 아삭아삭  오이맛 고추에  맛 들여  점심시간을  기다린다.

사 먹는 고추보다 몇 배나 더 싱싱하고 아삭아삭하고 심지어 달기까지 하다.

 

우리 교회 사람들이 내가 나이에 비해 , 그렇게 일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건강하다고  부러워하는데

나는 그 이유가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 >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든지 긍정적으로 , 조금 손해 보더라도 물러서지 않고 해결하려는 의지가 나를 건강하게 해 주는 것 같다.

 

 

 

 

 

 

신생아 숫자가 줄고 노인만 장수하면... 부양해야 할 노인은 늘어나고 책임질 젊은이가 줄어든다

 

젊은이가 줄면 노동인구가 줄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 대체할 인력을 위해 노동이민을 받아들여야 하고

다른 민족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임금분쟁 인권 분쟁이 늘어나고 단일민족의 긍지는 사라지고

정체성도 모호한 합중국이 되어 마침내는 우리 땅을 이민자들에게 내어주게 될지도 모른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사라지는 것처럼...

 

출산율 최저라는 기사를 읽고  나는 생각한다

지난 1년간 겨우 30만 쌍이 결혼했는데 이혼가정은 13만 5000쌍했고

30년 동안 출산하는 여성의 숫자가 30% 줄고 이혼은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하니...

요즘처럼 여성들이 너도 나도

자신의 성공과 보람만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희생적 삶을 살지 않으려 든다면...

우리나라는  이러다 결국 망하겠구나...

 

 

그렇게 인구가 많은 중국도 몇 년 동안 1자녀 정책을 강행한 결과로

독자가 결혼도 못하고 먼저 죽는 바람에 무자식이 된 노인,

이름하여 스도(失獨)가 100만 명이 넘고 지금도 매년 7만 6천 명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평균수명이 늘어나면 뭐 하나...

 

남의 말할게 아니라 우리나라도 고독사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혼으로, 경제적 이유로 , 가족이 해체되고

혼자 사는 노인이 늘어나고 , 이웃과 단절된 삶을 힘겹게 이어가던 노인들이 아무도 모르게 죽어서

며칠, 혹은 몇 달이 지나 발견되기도 하여

고독사 시체와 유품 정리를 전문적으로 해주는 청소업체들이 많이 생겨났다고 한다.

 

사실은 우리 집안에도 작년 올해 두 사람이나  죽은 지 며칠 지나 발견되는 일이 있었다.

한분은 암수술 후 집안일에 거의 도움이 안 되어  식구들과 따로 떨어져 혼자  공항 근처에서 살았는데

돌아가신 지 사흘쯤 지나 식구들에 의해 발견되었고

 

 

작은 아버지는 10년 전에 조강지처를 병으로 잃고 2년 만에 재혼하셨는데 그 후처마저 1년 만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셔

그 이후로 10년 가까이 혼자 사셨는데,

 그전 주일날 교회에 잘 다녀오시고 수요일까지 구역모임에 참석하셨는데

다음 주일날 결석하신걸 이상하게 여긴 목사님과 다른 집사님들이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아  

몇 사람이 아파트에 가서 복도 창문으로 들여다보니 거실엔 선풍기가 돌아가고 작은 아버지는  소파에서 누워있었다.

119와 열쇠 쟁이를 불러 문을 따고 들어가 보니... 부검 결과 3일쯤 전에 돌아가셨단다.

 

자식은 셋이었지만 다 흩어져 타지에 살고 무슨 날이나 안부를 묻는...

이 시대 대부분의 부모 자식 사이였던지라

다른 사람이 발견하여 자식에게 부고를 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옛날에 어른들이 점을 치러 갈 때 옆에서 들은, 자식이 많아도  終身子息이 없다.. 는 말이 생각났다.

그때 어른들은 되게 슬퍼하셨는데, 요즘엔 그럴 수도 있다는 ,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잘난 자식들은 멀리멀리 외국으로 나가고  못생긴 나무가 선산을 지키듯 , 몸이 부실하거나 가난한 자식들만 부모 가까운 곳에 살아

평생 아픈 손가락 노릇을 하는 집도 있지만... 어쩌면 그런 자식이 종신 자식이 될 수도 있어  유품 정리 업체를 부르지 않아도 될까?

 

 

 

 

 이 시점에서   우리에겐  정말 뭣이  중할까?

 

                                                                       2016년 8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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