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강남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로 언론과 주변이 뒤숭숭하다
내 주위에, 교회에서 같은 기도팀 중에도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가 계서 남의 일 같지가 않고 마음이 불편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거슬러 가다 보면.... 내 좁은 소견으로는... 이 나라에 불고 있는 ,
급속히 증가한 비혼주의, 저출산으로 인한 이기주의의 팽배가 아닐까 싶다.
라떼는 말이야... 를 들먹거리자면...^^
전후세대인 우리의 초등학교시절엔 아이들이 너무 많아 읍소재지인데도
한 반에 70명, 65명인데도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야 했고
미국의 구호물자로 학용품과 입성을 해결해야 했으나
선생님께 불만을 내비치기는커녕 어떻게든 선생님께 칭찬받고 싶어
숙제와 청소까지 정말 열심히 하는 건 물론이고 어쩌다 생긴 고구마나 살구, 홍시 같은 간식까지도
선생님 책상에 몰래 넣어두는 충성?을 아끼지 않았었다.
이런 끈끈한 정으로 엮어진 사제관계니, 방과 후에도 하숙하는 선생님집에 놀러 간다거나
어쩌다 쉬는 공휴일엔 도시락을 싸들고 선생님과 같이 유원지에 놀러 가는 일도 허다했으니
사제간의 갈등이나 학부모와 선생님의 갈등 같은 건 애초에 있을 수가 없었다.
아니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 는 불문율을 당연히 지키며 살았으니까...
그런데 70여 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너무 달라졌다
요즘 초등학교 한 반의 정원이 20에서 25명 정도.인데
도시락을 싸 오지 않는 것은 벌써 오래전 일이라고는 하지만...
학교급식을 먹는 아이들이 잔반을 너무 많이 남겨서 걱정이라고 한다.
영양사들이 정성을 다해 메뉴를 짜서 칼로리와 영양이 충분하게 음식을 만드는데도
손도 안 대고 퇴식하는 아이들도 있다는데
이유인즉슨... 코로나시절?부터 자극적인 배달음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
자극적이지 않고 약간 싱거운듯한 영양식을 거부하여
어떤 아이들은 아예 손도 대지 않고 퇴식구에 밀어 넣고 다른 간식으로 허기를 채운단다
그리고는 자극적인 고칼로리 음식으로 담임교사보다 덩치가 커진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나이 어린 교사들의 훈육에 발끈하여 몸으로 밀치거나 주먹을 휘두르기도 한다니...
게다가 더 한심한 부모들은 <아니 당신이 뭔데 우리 애를 기죽여...?>하며 전화로 항의를 하는 바람에
수업에도 지장이 있고 권위를 상실한 교사들이 자존감이 떨진 건 물론이려니와
서이초등학교 교사처럼 , 내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단다.
우리 기도팀의 선생님도
수업뿐 아니라 등하교지도도 해야 하는지라 등교하는 아이들을 케어하고 있는데
어떤 학부모가 붙들고 자기 아이 상담을 하자 해서 ,
지금 애들 등교시키고 바로 수업준비를 해야 해서 시간이 없으니
다음에 하자 했더니...
자기도 지금밖에 시간이 없다며 성의 없는 교사라고 화를 내더란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기 시간, 자기 인권은 중요하고 , 남의 시간, 형편 처지는 아랑곳이 없고
sns 나 유튜브 영상의 자극적인 이슈에 덩달아 한편이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모두들 자기 형편 자기 처지가 최고의 관심사요 주목받을 이슈이고
묵묵히 자기의 일을 하며 자기 길을 걷고 있는 사람은 무시하거나
하대를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애들이 줄어 폐교하는 학교가 늘어가는 것도 걱정이지만
선생님이나 윗사람들을 깔보고 하대하는 학생들과 학부모가 늘어가는 게 더 걱정이 되는 날이다
'오늘도 꿈꾸는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행나무계절 (0) | 2023.10.16 |
---|---|
시방 우리에게 무엇이 중한가 (1) (0) | 2023.08.05 |
노치원을 아시나요? (3) | 2023.07.01 |
아줌마세요? 아저씨세요? (1) | 2023.04.30 |
웃 픈 이야기들 (6) | 2023.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