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들은 힘든건 싫지만 그래도 누구에게든,
어떤 그룹에서든<없으면 안되는 사람>
<꼭 있어야 되는 사람>이 되고싶어합니다.
노력은 그만큼 안하면서 어디서나
<너없으면 아무것도 안돼>
라는 말을 듣고 싶어합니다.
나자신도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지만
일단 한번 선택한 모든 일에는 최선을 다 하려 하고
그 집단?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이 되려고
무진 애를 써왔던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것은 교만이었읍니다.
연예인도 아니면서 인기에 목숨거는 유치한 태도였읍니다.
모든 엑스트라가 완전 무장하고 몇시간씩 기다리는 주연배우처럼
<주연배우> 없으면 아무것도 안되는 그런 상황을 은근히 즐기는
잔인함말입니다.
경제력이 없는 시부모는 능력있는 부잣집딸을 며느리로 맞으며
아들마져 뺏기고 며느리의 처분에 눈치를 맞춥니다.
<나없으면 어떻게 살꼬?>며느리는 은근히 교만을 떨며
선심성 지출을 아끼지 않습니다.
나는 이집의 기둥이다. 모든 주춧돌은 기둥을 받치고 있어야 하고
이 기둥이 무너지면 이집은 산산조각이 난다.
착각으로 단단해진 자기최면에 빠져 아픈줄도 모르고
아플 줄도 모릅니다.
아기는 모유만으로 키우며 외출도 못하고
도우미의 손길도 구하지 않고
혼자만 잘나고 혼자만 현명한체,알뜰한체 미련을 떨다가
마침내 마모되어 주져앉아 버리면 집안은 헝클어진 실타래가 되어
아우성이 하늘을 찌릅니다.
이럴때의 쥐약은 아부성무차별칭찬입니다.
백약이 무효한 병일지라도 <너없이는 안돼>라는 특효약에
거뜬히 일어납니다.
30년 동안 보약한첩 안먹이고 기름칠한번 안해주고 사는 비결입니다.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뜨거운 포커스가 되어 피곤한 삶을 살다가
육십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야 철이 들었읍니다.
인생은 그렇게 빡빡한것이 아니라는것,
없으면 안되는 것이라는건 사실 별로 없이,이없으면 잇몸으로 살게되고,
<너없이는 안돼>는 사실 엄포성 아부이고
이세상은 <너 없이도 잘 돼>는 일이 너무 많다는것,
그리고 너와 나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있을땐 너없으면 안되고 없을땐 너없이도 잘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것을 깨닫습니다.
울자마자 달려가는 어머니는 유약한 아들을 만들고
손만 내밀면 돈을 주는 올케는 자립심없는 시누이를 키웠읍니다.
밤운전을 귀찮아 하는 남편대신 번번히 잡은 운전대가 이젠 아예
모범운전사 뺨치고
모든 허드렛일을 외면하는 남편대신 잡역부가 되었읍니다.
시집간 딸은 아이에게 열만 있어도 엄마를 부르고
아들은 한밤중에 전철이 끊기면 sos를 칩니다.
<이 모두가 나없인 안돼>병이 낳은 부작용입니다.
오늘 어떤 목사님의 책을 읽다가 눈이 밝아졌읍니다.
처음엔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 되기위해 노력하다가
나중엔 <있으나 마나한 사람>되는 연습을 해야한다는 말씀이었읍니다.
교회든 가정이든 한사람이 너무 오래 많이 짙게 자리 차지하고 있다보면
다른사람이 클 기회를 빼앗고,
그사람이 없으면 마비가 오는 폐단을 낳게된다는 말씀이었읍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평소에 집을 잘 비우고 밥도 꼭꼭 안챙겨주는 부인이 죽으면
남편은 그럭저럭 혼자서도 잘 살아가지만
한시도 남편을 떠나지않고 손발노릇을 하던 부인이 죽자
불편을 못견디어 반년도 안되어 결혼하는 사람을 보았읍니다.
없으면 안되는 자리에서, 있으면 좋고 없어도 괜찮은 나이에 이르렀다가
이윽고는 있으나마나한 사람이 되었다가
드디어는 있으면 불편한사람,피해를 주는사람이 되어 죽게되는게
인생이라면...
하나님 ,나는 목사님말씀처럼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의 수준에서 마치게 하옵소서
내가 너무 열심히 하여 혹시라도 <내가복음>의 저자가 되어
다른사람이 하나님보다 나 자신을 의지하는 착각에
빠지지 않게 하옵시고
나 자신 꼭< 없어서는 안되는 사람>을 벗어나
<있으나마나한 사람>의 겸손을 알게하시고
나를 꼭있어야할 사람으로 섬기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거름이 되게 하옵소서.
그들이 <있으나마나한 나>를 밟고
<없으면 안되는 사람>이 되게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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