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조금씩 다가가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언니 2004. 1. 2. 10:08

  

 

    

   

 

우리교회는 지난주일 추수감사절을 지냈읍니다.
미국에서는 11월의 넷째 목요일을 Thanks giving day로 지킨다고하나
우리나라의 교회들은 대개 셋째주일이나 넷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는데
우리교회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킵니다.

전엔,우린 이미 농경민도 아니고 우리교인들 거의가 농사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니
새삼스럽게 秋收감사를 할 명목이 무언가하고 생각했었으나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단순히 秋收를 感謝하는것이 아니라
그동안 주신 모든것에 감사하는 Thanks giving 으로 이해함이 옳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래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제 느낌을 정리한것입니다.]


성경[데살로니가 전서 5장18절]에서는
<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고 합니다.

범사에 감사하는 삶이란
좋은 일이나 궂은 일을 막론하고 항상 감사하는 삶을 말합니다.
얼핏 생각하면 누구나 좋은 일에는 감사하기 쉽지만
궂은일에 감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할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십자가상의 죽음 [궂은일]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알고 감사함으로 받지않았다면
오늘날 기독교문명이 이처럼 발달할 수 없었을 터이니,안믿는사람들이라도
예수님의 죽으심까지도 감사해야하는 역설적인 이유가 충분한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범사에 감사하는 삶이란
온몸이 눈이 되어 바른 인생관을 갖고 사는 밝은 삶을 의미합니다.
범사의 모든것을 하나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로 알고 감사하며 사는 삶입니다.

오헨리의 단편 <크리스마스선물>에 나오는 가난한 부부는 ....
아내 델리는 남편의 소중한 금시계의 금줄을 사기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고
남편 짐은 아내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에 꽂을 머리핀을 사주기위해 자신의 금시계를 팝니다.
부부는 자신에게 준 선물이 이미 소용없는 것 이 되었지만
서로에게 잊을수없는 최고의 크리스마스선물임을 알고 감격합니다.

우리가 감사절 성찬식에서 받는 떡과 포도주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내어주신 몸과 피를 상징합니다.
그것은 예수님의 소유중 일부가 아니라, 당신의 전부인데도
우리와 하나님의 화목을 위해 내어주신것입니다.
인류의 역사상 이보다 더귀한 선물이 있을수없습니다.
어떤 부모가 남을 위해 자식을 죽음에 내어주겠습니까.

이렇게 부정할 수없는 큰 희생에도 당연히 감사해야하지만
일상에 널려진 사소한?것에도 항상 감사를 잊지않아야 합니다.

머리카락이 없어 머리카락을 이식하는 사람들은 머리카락 한올 이식에 5000원정도씩 든답니다.
1000개를 이식하려면 5백만원이 든다니
보통 10만개가넘는 우리머리카락은 약 6억원짜리인것입니다.
대부분 6억원짜리 선물을 공짜로 하나님께 선물 받은셈입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임프란트로 인공치아를 만들려면 최하1000만원이상이 든다고 하고.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호흡하는 대기중의 산소가 없다면 우리는 몇분이 못가 모두 죽습니다.
물은 또 어떻구요.
이런귀한것들 ,아무리인간문명이 발달해도 우리가 만들수없는 것들일수록 ,
흔하게 보이고,많고,다 공짜인것을 생각하면
우리는 참 뻔뻔한 이기주의자들입니다.

우리가 결혼하여 원하면 다 아기를 임신하고 열달이 되면 출산할줄로 알지만
요즘엔 선천적으로 불임인 부부도 많고
임신했다해도,기형아,무뇌아,심지어는 피부가없는 아이를 임신하는 사람도 있고
샴쌍동이를 임신하는 사람도 있지않습니까?

이런것을 보면 우리의 손발이 온전한것,
제대로 숨쉬고, 잘먹고,잘 놀고,잘 싸는것까지도 정말 감사제목입니다.
<네게 있는것중에 받지 아니한것이 무엇이뇨,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아니한것같이 자랑하느뇨..고전4;7>라는 말씀처럼
그 누구도 가질 자격심사받고 가진사람은 없습니다.
다 무조건으로 주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물과 햇빛을 주셔서, 우리가 꽃을 볼수있고 오곡을 거둬 생명을 유지합니다.
한밤중에 무심히 떠있는듯한 달은 潮水를 관리합니다.
한알의 곡식을 썩게하여 몇배나 많은 곡식을 수확하게 하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얼핏보기에 고통인것들을 통해서도 많은것을 얻게하십니다.

아니 우리가
통증을 느끼지못하고 지나면 얀센시병처럼 병을 치료할 시기를 놓쳐
죽을 수도 있는데, 고통을 느끼게함으로 살게하시기도 합니다.

에디슨은 귀머거리였기때문에 잡음을 듣지않고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고
그때문에 많은 발명을 할 수있었음을 감사했습니다.
실락원을 쓴 밀턴은 눈이 안보임으로 오직 주만 바라보는 마음의 눈을 통해
실락원,복락원이라는 놀라운작품을 쓸 수있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욥>은 가족과 가축과 부를 한꺼번에 다 잃고
피부병까지 걸려 욕창으로 재에 앉아 온몸을 기왓장으로 긁으면서
<전에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게 되었다>는 고백을 합니다.

감사중에는 웃으면서하는 감사도 있지만, 더 큰 감사는 울면서 하는 감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감사>입니다.
우리는 부와 건강과 형통만이 감사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하나님은 때로 가난과 질병과 사고와 고통을 선물로 주심으로
부나 지식으로 줄 수없는 더큰 희망과 위로를 주시기도 합니다.

우리는 예배중에 이지선양의 간증 비디오를 보았습니다.
나는 작년에 이미 인터넷홈페지 주바라기를 통해 보았었지만
그 화면을 보자 다시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스물네살의 대학졸업반 처녀가
아무 죄도 없이 어느날갑자기 음주운전자의 교통사고로 불속에 갇혀
전신 3도이상의 화상을 입고 다 죽은줄 알았다가 살아났지만
얼굴피부가 다 타버리고 손가락 여덟개를 절단한 끔직한모습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끔찍한 고통의 터널을 지나온 지선양은
그 엄청난 고통을 하나님의 선물로 받아들이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평범한 처녀라면 할수없을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일그러진 얼굴과 잘려나간 손으로,다른 지체를 남겨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절망과 고통중에있는 많은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며
하나님의 놀라우신 계획을 전파하고 있는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그녀의 고통을 들어 소중히 사용하시는 것입니다,

케익을 굽기위해서는 밀가루,설탕,소금,계란,베이킹파우더,기름등이 필요합니다.
이것들을 따로 따로 먹으면 별맛도 없고 쓰기까지하지만
이것들을 잘 함께 섞어구우면 아주 맛있는 케익이 되는것입니다.
이렇듯 우리들의 불쾌한 모든경험들까지도 하나님께 맡겨버리면
그분은 그것을 엮어서 善을,역설적인 기적을 행하시는것입니다.

설교를 들으며
여름 수련회때 연세대 세브란스 재활의학과에 계시는
김복남전도사를 통해 들은 간증이 생각났습니다.

중환자실에 의식없이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는 환자의 가족들은
못움직이더라도 의식만이라도 있는 환자를 부러워한답니다.
그러나 전신마비가 된 환자는 하체만 마비가 된 환자를 부러워하고
하체마비가 된 환자는 최소한 자기손으로 배변 뒷처리를 할 수있는
상체 어느한쪽만 마비가 된 환자를 부러워한답니다.
또 두다리가 몽땅 잘린 환자는 한쪽 다리만 절단된 환자를 부러워하고
엉덩이부터 잘린환자는 무릎 아래만 잘려서 의족을 끼울 수있는 사람을 부러워한답니다.

그렇다면 양눈이 실명된사람은
한눈만이라도 성한사람이 부러울것이고
한눈만 가진사람은 지독한 약시나 근시여도 좋으니
희미하게라도 양눈이 보이기만 했으면 할것입니다.

그병원의 비정규 일용직 청소부들은
하루종일 더운 불앞에서라도 좋으니 식당에서 일하는 정규직 식당아줌마들을 부러워하지만
식당아줌마들은 깨끗한 유니폼입고 사무실에서 일하는 서무직원들을 부러워하고,
서무직원들은, 무슨소리냐 병원근무한다면 당연히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나 병리사가 더낫다하고,
간호사들은, 말도 안된다 간호사가 무슨 힘이있냐,
하다못해 인턴,레지던트라도 의사가 최고다 한답니다.

그럼 그들은 그렇다고 수긍 하겠습니까?
꾀죄죄한 까운 입고 맨날 혼만 나는 우리들이 무슨 힘이 있냐,
전문의나 주임교수쯤은 되어야지 말하고...
전문의들은 또, 요즘 힘있는 환자들은 의사에게 이래주시요,저래주시요,하니
의사좋다는것 옛말입니다.
오히려 우리가 싫컷 고쳐놓으면 전도사님이 기도해주셔서 나았다고 하니
우리 의사들은 오히려 전도사님만도 못합니다.하더랍니다.

그럼 전도사인 그분이라고 부러운게 없겠습니까?
환자들은 전도사가 30분간 기도해주는것보다
원목님이 10분기도해주시면 더빨리 병이나을줄 아니
병원에 있을바에야 적어도 원목쯤은 되어야지요.

그래서 원목님께 그런말을 하면,
원목님은, 적어도 목사라면 개척교회일망정 자기교인이 있는 담임목사가 낫다하십니다.
하지만 개척교회목사님은 당연히
교인수 많고 건물번듯한 큰교회 목사님을 부러워하시지 않겠습니까?

그럼 큰교회목사님은 당신이 부러울것없는 사람이라 하실까요?
아마 분쟁이 끊이지않는 많은숫자의 교인들 보다도 첫사랑의 감격을 잃지않는,
가난하지만 모든것에 감사하며 순종하는 몇사람의 교인을 그리워 하실지도 모릅니다.

결국 첫사랑의 감격을 잃지않고
모든 받은것을 감사하며 겸손하게 사는
귀한 믿음을 가진 성도가 이세상에서 제일 부러운사람이리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어제는 우리교회에서 또 한번의 천국환송식이 있었습니다.
3년동안 백혈병으로 고생하시던 일흔가까운 남자집사님이셨는데
큰아들이 지금도 매일 대학로에서 일인극<지하철1호선>을 공연하고있는,
상도 많이받은 연극배우 배성우형제입니다.

그는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시신을 샘물호스피스에 두었던 그날도
저녁때면 눈물씻고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극장에 가서 공연을 했다는군요.

수요일날엔 지난번 이권사님때 처럼 샘물호스피스에서 입관예배를 겸한 천국환송식을 했고,
그때처럼 비가 내린 어제는,
중대병원에 시신을 기증하기에 앞서
오랫동안 교회에 오고 싶어하시던 그집사님의 소원대로 시신을 교회로 옮겨
교회적인 환송예배를 드렸습니다.

고령이지만 성가대 봉사를 하셨던분이라
같은연배의 집사님들이 모두나오셔서 축송?을 했고
구역식구들은 가난한 상주들을 대신하여 조촐하게 음식을 장만하여
환송식에 참석한 모두에게 점심을 대접했습니다.

가난한 미망인인 여집사님은 교회일을 많이 하신분이 아니라
참석인원이 적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게 100명이 훨씬 넘는분들이 오셔서 음식이 모자랄까 걱정했는데
五餠二魚의 기적을 베푸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모자라지않게 배분할 수있어 감사했습니다.

돈많은 사람들이 모여 권커니 잣커니 술잔을 돌리고
자기들의 친목계자리처럼 와글와글 떠들다 가는 의례적인 큰병원 장례식장 풍경보다
얼마나 위로가 넘치고, 훈훈하고도 감사가 절로 나오는지요.

그동안 교회를 떠나있던 작은 아들이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이번주일부터 다시 교회에 나오겠다는 인사를 할때는
모두 박수로 환영했습니다.

예수믿는 사람들은 죽는것을 영원한 이별로 생각하지않고
우리모두 언젠가는 가야할 영원한 처소에 한발 먼저 이사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장례식을, 믿지않는사람들이 보면 망발로 여길지도 모르는
<천국환송식>이라 부르고,
비록 시신은,[해부용시신이 없어 중국에서 수입해서 쓴다는]
의과대학에 해부용으로 기증되지만
그기증으로
나중에 그가 앓았던 백혈병의 원인을 밝히는 밑거름이 되는
거룩한 희생이 되라고, 가는길을 찬송으로 축하했던 것입니다.

가족들이 차마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참고 희생함으로
더 좋은 열매를 바라보고,하늘나라의 더큰 위로의 상급을 기대하는거지요.

저는 이번 감사주일 주간에
이지선양의 비디오와 배집사님의 천국환송식을 통해
예수님의 역설적인 선물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고
온몸의 더듬이와 눈을 밝혀
우리에게 주어지는 크고 작은,좋고 나쁜,모든것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
늘 감사하는 마음을 회복시켜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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