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지우면 '님' 이 된다. 그런데 이 '님'에 점을 찍으면 다시 남이 된다.
유행가 가사 '도로 남'의 가사다.
부부의 연을 맺고 헤어짐이 가볍게 이루어지는 세태의 자조[自嘲]적 통찰이다.
콩글리시 우스개도 있다.
'사[私]' 와 타[他]가 앤드[&]로 결합되면 행복한 산타[santa]다
그런데 앤드[&]가 뒤로 빠지면 사탄[satan]이 된단다. 아예 웬수가 되는 것이다.
님과 남사이의 점의 중요성은 과학적으로 입증 되어 있다.
당초 자가분열로 종족보존에 충실하던 원시세포에 어느날 이질적인 균[菌]이 침입한다.
조그마한 '점' 같은 존재다.
그런데 이를 배척하기보다 공생하는 것이 서로 좋다는것을 깨닫는다.
이게 폭발적인 진화의 방아쇠가 된다.
부부 탄생의 원형이다. 그 흔적이 체세포 내 '미토콘드리아 이브'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생명체의 진화는 불완전성이 모태다. 인류도 마찬가지다.
완전하다면 굳이 힘들게 진화의 역정을 밟을 필요가 없다.
불완전한 내가 배우자를 만나 완전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다가가도 완전함은 저만치에 있다. 마치 영겁[永劫]을 미분[微分]하듯이 .
그런것을 현대인은 '사랑은 움직이고,사람은 변한다'고 탄식한다.
사랑은 벼락같이 한순간에 오기도 한다. 하지만 대개는 켜켜이 쌓아가는것이 아닐까?
불교에서 문득 깨닫는 돈오[頓悟]보다 대부분 기나긴 수행의 점수 [漸修]로 진리를 얻는것처럼.
그래서 염화시중의 중득[證得]의 미소는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된 배우자의 갈고리 손을 부여잡고 짓는 미소와 한 뿌리일 것이다.
석가모니는 세상의 인과 [因果]를 사성제[四聖蹄]로 가르쳤다.
네가지 진리로 고,집,멸,도[苦 集,滅,道]다.
인생의 괴로움은 집착에서 비롯되고 ,이를 없애야 해탈[解脫]에 이르는 팔정도[八正道]가 길이라는 얘기다.
부부생활도 마찬가지다. 모든 괴로움은 집착에서 오고 이를 없애야 행복에 이르는데 끝없는 사랑이 바로 도[道]일것이다.
오늘은 석가탄신일과 부부의 날이 겹쳤다.
세속을 떠나는 출가[出家]도 ,시집가는 出嫁와 비슷하다.
깨달음의 결실 열반[涅槃]과 사랑의 결실 행복도 같은 이치일터이다.
하 수상한 시절, 온누리에 자비와 사랑을 기원하며 합장.
글 쓴이 중앙일보 박종권 논설위원 [ 201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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