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언니의 전원일기

주말농장 시작하다

왕언니 2005. 5. 16. 20:38
 
 
 

 

               [시작부터 붉게 잎이 피는 적단풍...부끄러울게 없다?]

 


  

씨뿌리는  비유는 이러하니라.

 

  씨는 하나님의 말씀이요,길가에 있다는것은 말씀을 들은자니
  이에 마귀가 와서 그들로 믿어 구원을 얻지 못하게 하려고 말씀을 그 마음에서 빼앗는것이요.

 

  바위 위에 있다는 것은 말씀을 들을 때에 기쁨으로 받으나 뿌리가 없어
  잠깐 믿다가 시험을 받을때에 배반하는자요,

 

  가시떨기에 떨어졌다는것은 말씀을 들은자니
  지내는중 이생의 염려와 재리와 일락에 기운이 막혀 온전히 결실치 못하는자요.

 

  좋은 땅에 있다는것은   착하고 좋은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니라.

 

       [누가복음  8장 11~15]

 

 

 


 

 

 

       < 1>

 

 지난 달 4월23일날 주말농장 5평을 분양받았다.

 

 

 

 

 

 나는 장사꾼?[자영업] 아버지를 둔 덕에 ,
 정읍에서 자랐으면서도 당연 농사라는걸 지어보지 못했는데
 [아니 중학교때 단체로 모심기를 딱 한번 해본적있다.]
 결혼하여 모내기하시는 시부모님께 새참을해서 이고 간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농사일에 참여해본적은 없다.

 

 그런데 그 농사꾼 부모밑에서 자란 남편도 알고보니 나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개천에서 용만드느라  디립다 소팔고 나락팔아 향토장학금 올려주시느라 뼛골빠지시던 부모님덕분에
 적어도 학교다니는 동안 만큼은 손에 흙 한번 안묻히고 살았던게 분명하다.

 

 그런 우리 두 늙은이가 이제 다 늦게 웰빙족?이 되어보려고
 때마침 가게도 팔려 6월부터는 온전한 백수부부가 될 예정이기도 해서...
 아파트 산책로 바로 옆에 붙어있는 주말농장단지?를 방문하여
 다른 사람들이 오밀조밀 소굽장난처럼 꾸며놓은 텃밭 구경도 하고 ,
 이제 막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상치,쑥갓,열무들의 어린싹이 하도 예뻐서
 다섯평을 분양 받았는데 ....

 

 이 주말농장주인이 보아하니
 우리 아파트 지을때 쌍용측과 줄다리기하다가 그만 시기를 놓친 땅부자였다.
 어쩐지 작년 우리 부엌 창문으로 내려다보니  지금 주말농장으로 내놓은 땅의 모양새가 영 어색했다.

 

 구조로보아 그땅까지 포함해야  아파트단지가 반듯하고  우리 棟도 정 남향으로 앉힐수있는것을
 더 받으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짜증이 난 쌍용측이 <팔기 싫으면 관두쇼>해버리는바람에
 소위 알박기 땅처럼 나갈길도 없는 주머니모양으로 오두마니 남은 듯했다.  

주인이 우리 앞동 61평에 산다는걸로 보아 일부는 팔았던 모양인데  

남은 조각을 더 받으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닭쫓던 개꼴이 되어버린것이었다.

 

 그래서 궁리끝에 주말농장 분양을 해서 몇푼이라도 건지려는 모양인데
 처음엔 평당 2만원씩 5평에 10만원이라고 해서
 신창아파트 옆 주마농장을 비롯하여 지금 어딜가나 다섯평에 7만원이라했더니
 안색이 변하며 여긴 정지가 되어있고 바로 아파트옆이니 비싼게 당연하다고 우겨대었다.

 

 남편은 가까우니 그냥 계약하라하였다.할수 없이 10만원을 주고 계약을 하기는 했는데
 나야 아무것도 모르니 남편이 완전히 가게를 닫은 다음에나 시작할가하고
 웃돈을 주기로 하고 퇴비넣어 땅을 갈아 엎어달라 부탁을 했다. [뭘 알아서 그리한건 아니고 그래야한다기에]

 

 그리고는 그날로 물뿌리개와 호미 두개를 사고 시뻘건 고무막을 입힌 장갑까지 사두었다. 

일주일쯤 후에 땅을 갈아놓았다고 전화가 왔다.와서 씨를 부리든지 모종을 심든지 하란다.
 우리야 주일날도 새벽에 나가니 좀처럼 시간 내기가 어려워 미적거리고 있었더니
 이틀후에 다시 전화가 왔는데 웬일로  땅값을 깎아주기로 했단다.

 

 듣기로는 말도 못하게 구두쇠라던데 웬일일까했더니...
 저 아래 신창에서 7만원하는 바람에 사람마다 와서 비싸다 하고 가니
 싸게 라도 내놓지 않으면, [5월이 지나면] 올해도 그냥 땅을 놀릴것 같아 선심을 쓰기로 한거였다.
 계약하고도  미적거리는 바람에 3만원벌었다. ㅋㅋ

 

 수요일 새벽기도를 갔다 오는길에 남편을 꼬셔 밭구경?을 가자했다.[순전히 보고만 오자고...]
 가보니 애초에 약속한 땅이 아니고 딴쪽을 갈아놨다.
 애초의 땅은 돌도 없고 흙도 잘 고루어진게 힘이 별로 안들것처럼 보였는데
 새로 정해준곳은 작년에 짓던 땅이 아닌듯, 돌도 많고 울퉁불퉁해서 한참  골라내야하게 생겼다.

 

 주인과 따지려 하다가, 이정도 수고도 안하고 무슨 농사를 지으랴하고 둘이서 돌을 골라내고
 쇠시랑으로 대충 땅을 고르게 폈다. 고랑까지 다 만들면 출근시간이 늦을것 같다하여
 두어고랑을 만들다 그냥 돌아왔다. 이어서  내일 하기로 했건만

 산에 갔다 오는길에 모종을 얻으러 들러서는 그냥 나혼자고랑을 만들고
 상추씨를 뿌리고 돌려받을 돈 대신 모종몇개를 샀다.

 

 고추모종 4개 천원,오이모종4개 천원,청상추6개 2천원,
 가지,쑥갓,청경채,도마토를 섞어 모두 8천원어치를 사서 남들이 해놓은 것을 컨닝하며 혼자서 심었다.
 심으러 작정하고 갔던길이 아니라서 연장이고 물뿌리개고 다 빌려서  

아침 11시까지 그짓을 하고 나니 땀이 비오듯하고 ,목에 땀띠가 뒤집어졌다.

 

 그리고는 자랑스럽게 남편에게 전화했다.
 <내가 다 심었어요. 당신만큼은 잘 못하지만...[이건 순전히 접대용멘트다]>
 <왜 내일 아침에 같이 심지...>
 <뭐 남들 해놓은것 보고 하니 할만 하던데? 와서 심사나 하셔...>

 

 하여...까짓 5평 밭에 뭔할일이 그렇게 많다고  요즘 새벽기도 다녀오는길 매일 아침 들려서
 물주고 모종이 타죽지 않고 잘 견디는가?싹은 나는가 ? 문안을 드린다.
 씨뿌려놓은 자기 백성들을 밤낮으로 돌보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면 ....
 아무리 생각해도 농사를 지어봐야  하나님의 마음을 더 잘 깨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이보다 더 밭처럼? 생겼습니다.]

 

 

 

                                    <2>

 

 

 흙을 너무 두텁게 덮었는지 씨를 뿌린지 일주일이 넘어서야 상추싹이 나오기 시작했다.
 모종으로 심은 것들은 매일 아침 물을 준 덕분으로
 그럭저럭 땅맛을 보고 이사온 새땅에 적응하는듯했지만
 앞 뒤 좌우의 선배 농장주?들의 밭에 비해 어설프기 짝이 없어
 나보다 한달이상 일찍 씨를 부려 벌써 솎아먹을만큼 자란 열무나
 엄지손톱만큼씩  떡잎이 자란 상추나 쑥갓이 그렇게 부러울수가 없다.

 

 어린이날 아침 한택식물원으로 출발하기전 신창아파트옆 모종파는곳으로 가서
 아직 비어있는 둔덕에 심을 모종 몇가지를 더 사러 갔다.
 모종은 있는데 주인이 없다 적혀있는 번호로 연락을 해도 냉큼 받지를 않는다.
 어린이날이라 늦으면 한택식물원에 가는길이 엄청 막힐게 뻔하여
 바로곁에서 상추를 솎아주고 있는 아주머니께 모종값을 전해주라하고
 케일4개,방울토마토4개,쌈겨자채4개와 고추모종을 4개 더 사들고 우리 밭으로 돌아왔다.

 

 트렁크에서 호미와 장갑을 꺼내 남편과 둘이서 모종을 옮겨 심고
 오늘하루 더위에 잘 이겨내라고 물을 흠씬 뿌려주었다.
 케일을 심은 주변에는  아까 아주머니께 배운대로 쓰레기를 태운곳에서 숯을 주워다가  부셔서 뿌렸다.

 

 그분의 말에 의하면 케일은 벌레가 잘먹기로 유명한데 숯가루를 뿌려주니
 농약을 전혀치지 않았는데도 작년에 벌레구멍없이 깨끗한 케일을 먹을수 있었다기에...

 

 좁은 밭고랑사이로 물을 뿌리며 돌아다녔더니 감색 바지가 흙물이 튀어 엉망이 되었다.
 다시 집으로 뛰어들어가 얼른 바지만 갈아입고 한택식물원으로 갔다.
 그 어마어마한 규모의 땅과 산에 수천종의 꽃과 야생화와 나무를 심은 이택주원장이 존경스럽다.
 기업중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기업이야말로 가장 겸손하고 인내가 필요한 일이 아닐까?

 

 저녁때부터 흐려지더니 일기예보대로 봄비가 흠씬 내려서
 얼치기 농부가 심은 모종도 몸살을 하지않고  고랑에 뿌려둔 상치싹도 파릇파릇 나왔다.

 

<나와 아볼로는 심고 물을 주었으되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라는 성경구절이 있다.
 
 약속을 믿고 씨를 뿌리고 며칠동안 아침마다 물을 주었지만
 땅속 어둠속에서 마침내 싹을 트게하고 조심스럽게 떡잎이 얼굴을 내밀게 하신
 보이지 않는 손길에 저절로 겸손해지고 감사를 드리지 않을수 없다.  
 
              

 

              [아침산에서 찍은  산초 새순, 추어탕 생각 나시지요?]


                     <3>

 

 

 새벽기도를 다녀와 바로 둘이서 <복있는 사람>큐티를 하던게
 이제는 그 사이에 밭에 가서 물을 주는 일이 추가 되었다.
 남들은 주말에나 돌아본다고 주말농장인데 우린 밭이 바로 옆에 있어서
 매일 아침 문안인사를 가니 가물어도 작물이 타죽는 일은 없으리라.

 다섯시에 일어나 단지입구의 남의 교회?에 가서 새벽기도를 드린후
 밭에 들러 물을 주고 [아직은 그일밖에 할일이 없다]
 집에 와서 큐티를 하고 나면 7시로 예약해둔 밥솥에서 밥냄새가 구수하게 퍼진다.
 재빨리 국을 끓이고 반찬 두어가지를 초스피드로 완성하여 상을 차린다.
 밥을 먹고 치워도 여덟시가 안된다.
 
 가게를 접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선지 남편은 점점 더 출근하기가 싫은듯하다.
 요즘은 주변에 아파트들이 자꾸 늘어나서 한시간 반 걸리던 출근길이 어쩔때는 두시간이 걸리기도 한단다.
 고속도로로 가는 직행버스를 타고 강남역에서 가게로 가는 시내버스를 타면
 시간이 좀 단축될수도 있으련만 ,800원을 아끼기도 할겸
 마을버스를 타고 보정역이나 오리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가는 방법을 택한 후부터
 몇자리 안되는 마을버스 좌석이 모자라 보정역이나 오리역까지 서서 갈때도 많다하였다.

 

 나이는 올해로 경로석에 앉을 만큼 65세가 되었지만  아직 염색한번 안한 머리와 반듯한 허리때문에
 그 나이로 안봐주는 덕택에 노인이 서계시면 앉았다가도 일어나는 양심맨이라
 종점까지 가지 않으면 자주 서서 간다는 말에 마음이 짠하여
 3년이 지난 요즘에 와서야 아침출근길에 종점까지 길동무가  되어주기로 하였다.

 

 종점까지는 한정거장만 더 가면 되는데 내가 따라가 주지 않으면
 귀찮아 타던곳에서 그냥 기다렸다 타겠다하여 내가 선심을 써주는 것이다.
 순전히 남편을 앉아가게 하기위해 신창아파트앞 종점까지 배웅을 한후
 나는 신창 아파트 단지를 뚫고 산으로 간다.

 

 종달새,꿩,방울새,휘파람새,소쩍새에  구구새[산비들기]까지 울어대던 앞산에서
 어제부터는 드디어 짝을 부르는 뻐꾸기 울음?소리도 들린다.
 허긴 언제나 아카시아가 피기 시작하면 따라 울기 시작하는게 뻐꾸기가 아니던가.

 

 가는길에 그쪽 주말농장에  오밀조밀 조금씩 가꿔진 채소들도 보고 ,
 제법 전문 농사꾼처럼 넓게 잘 가꾼 감자,고구마,열무,치커리 ,케일을 보면서
 노인들이많이 사는 아파트들이라 땅만 있으면 어디든 씨를 뿌리고 싶어하는게
 인간의 본심인 農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찔레 새순입니다.어릴때는 심심파적으로 잘라먹었는데...]

                                <4>

 

           5월14일  토

 

 남편을 배웅하고 산에 올랐다가 집에 가는길에 다시 밭으로 갔다.
 생각해 보니 상추와 함께 들깨잎을 제일 많이 먹으면서도 들깨 씨앗을 뿌리지 않았었다.
 냉동실을 뒤져 들깨를 찾긴 했는데 견출지에 쓴 글씨가 지워져 볶은건지 날것인지 아리송하다
 몇알을 씹어보았지만 볶은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아 일단 뿌려보고
 싹이 나면 다행이고 안나면 사다심기로 하고 간것이다.

 

 새벽에 가면 아무도 나와 있지 않더니 10시가 다된 시각에는 농부들이 꽤 많이 나와 있다.
 게다가 토요일이라 <주말농부>들이 그리 많은 것이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우리 옆밭에 들깨 모종이 수북하게 올라온게 여간 예쁘지가 않다.

 남편 말대로 상치며 쑥갓 들깨들은 모종을 심기보다는 씨를 뿌려서
 우북하게 자라면 솎아먹어야 연하기도 하고 오지기도 할것인디...
 뭘 알아야 면장을 하지...
 
 <어머 언제 뿌리셨는지  많이 컸네요.솎아내야 할것 같은데요?>
 < 아 좀 드릴까요?>
 이래서 말은 하고 볼일이다.우리밭에 들깨가 없는 것을 일별한 그분이 선심을 쓰는것이 아닌가?
 <아이고 고맙습니다.지금 모종으로 심어도 될까요?> 사실 모종으로 심기엔 너무 어려보이지만

 작은삽으로 한삽 떠주는 들깨모종을 얼씨구나 하고 심었다.
 잘 자라주면 다행이고 ,죽으면 다시 떠다가 심으라시니...황송하지만...

 

 또 돌아보니 우리 뒷밭은 검은 비닐까지 씌운 고추와 고구마 감자말고도 각양 야채가 전문가티를  팍팍낸다.
 20평이나 되는 밭에서 장화 까지 신은 엄마와 주환이 또래의 아들이
 손가락길이만큼이나 자란 상추와 쑥갓을 솎아내고 있었다.

 

 <어머나 정말 농사 잘지으시네요.오래되셨나봐요.   상추가 벌써 이렇게 커서 뜯어다 잡수셔도 되겠어요>

 

 어린애 키울때 엄마들이 저절로 수다장이가 되듯이 농사?를 짓기로 작정하고나니
 나도 모르게 말이 많아지는것 같다.
 <예 삼정아파트 살던 작년부터 했는데 여기서 심은 배추로 김장도 했답니다.
  이젠 수원동으로 이사해서 주말 아니면 잘 못오니까 잡초가 많이 자랐네요. 좀 솎아다 드실래요?>

 

 

 

 나 처음 집주인이 되던 74년에,지금 드림랜드가 들어선  번동에 살았는데
 그때 그 변두리 들판에 가득 널린게 비닐하우스였다.
 우리집 문간방에 세들어 살던 웅서엄마가 그 비닐하우스로 날품을 팔러 다녔었다.
 열무며 배추 상추등을 솎아주거나 단을 묶어주고 돌아오는길에 남은것들을 얻어와서 우리에게까지  나눠주곤했다.

 

 그때는 애들키우는게 힘이들어 다듬기 힘든 어린솎음채소가 별로 달갑지가 않았는데
 30년이 지난 지금 그 어린 솎음들이 얼마나 대견하고 귀해보이는지 모르겠다.  

똑같은 사물도 때와 장소와 나이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드니 세상은 정말 오묘하다.

 

 한참을 엎드려 그집 채소들을 솎아주고 품값?으로 솎은것들을 헌 비닐봉투에 잔뜩얻었다.
 < 오늘 이렇게 많이 얻었으니 값을 해야겠네요.우리집은 바로 옆이니까 이제 제가 물 줄께요.>
 <아이구 그리 안하셔도 돼요. 땅맛을 알면 일주일에 한번씩 와도 먹을만해요.>
 <저 힘 안들어요. 우리밭에 매일 물주러 오니까 같이 줄게요.>
 
 이렇게 해서 우리밭 5평에 물줄때 그집밭 20평도 물주기로 약속을 해버렸다.
 배꼽이 배보다 커지는게 눈깜짝할 순간이다.
 무공해 솎음상추 한봉지앞에 형편없이 약해지는 마음,내마음이여....

 

 돌아와 흙이 잔뜩묻은 어린것들을 살살 씻고 다듬으며 ,딸도 주고 아들도 주고
 이따 야외 구역예배에도 싸가야지...꿈에 부풀었는데..
 따르르 전화가 울린다.

 

 <엄마 시어머님이 두릅이랑,돌미나리랑 주셨는데 먹을텨?>
 아 참 사돈도 안양에 몇백평 농장이 있지...?
 <야 나도 상치랑,열무랑 얻어와서 너 갖다주려했는데?>
 <엄마 우리도 너무 많어 애들은 안먹고 진혁아빠도 집에 잘 없는데 누가 먹어?>

 

 결국 딸네집에는 갖다주기는 커녕 되려 두릅과 미나리를 얻어오게 생겼으니
 비벼먹기좋아하는 아들네에다 갖다줘야겠다.

 

 [여늬때 같으면 내일 교회에서 만나 주면 되는데... ,
 요즘 아들은 허리가 아파 일주일도 넘게 출근도 못하고 있다.
 지난 목요일 새벽부터 성산동으로 달려가서 내차에 태워
 남부터미널의 21세기병원에 데려와 진찰받고 MRI찍고 주사맞고 물리치료하고
 다시 집으로 모셔다 준 얘기를 하자면 또 한바탕이지만 그이야긴 나중에 해야지...]
 

 

 


              

                   [아파트 화단에 핀 무우꽃도 이렇게 찍으니 멋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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