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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0년 만에 가장 뜨거웠다

왕언니 2023. 12. 12. 00:07

올해 한반도 곳곳은 전 세계를 강타한 기후변화 여파로 전례 없는 날씨 패턴이 계속됐다.

 

                                                        102년 만에 가장 일찍 벚꽃이 핀 지난 3월 부산

 ‘괴물 폭염’이 몰아쳐 기온이 35.5도까지 치솟으며 역대 가장 무더운 5월을 실감한 강릉 경포 해변,
    절기상 대설(7일)이 무색한 포근한 날씨로 반소매 티셔츠 차림의 학생이 등장한 서울 남산길.
(/김동환 기자·뉴시스·뉴스1, 그래픽=백형선)
 

 

 

올 한 해 우리나라에서 열두 달 중 여덟 달이 ‘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것으로 10일 집계됐다.

지난 3월 벚꽃이 부산에서 102년 만에 가장 일찍 피며 한반도 역사상 가장 더운 봄을 기록하더니

12월에도 ‘봄 같은 초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다. 기후변화를 상징하는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본지가 기상청에 의뢰해 올해 1~12월 ‘지역별 가장 더웠던 달’ 기록을 분석한 결과

전국에서 역대 최고기온을 새로 쓴 지역이 한 곳 이상인 달은 1월, 3월, 4월, 5월, 6월, 9월, 11월, 12월이었다.

 

기상관측망이 전국으로 확대된 1973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더운 해다.

올해 한반도 날씨는 전례 없는 경우가 많았다.

3월 말 전국적으로 기온이 치솟으며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가 동시다발로 꽃봉오리를 열었다.

한반도의 봄은 3월 ‘꽃샘추위’가 나타나고 4월부터 점점 기온이 오른다.

그런데 올해는 꽃샘추위가 4월에 닥치면서 일찍 핀 벚꽃은 순식간에 끝이 났다.

 
 

5월부터 여름처럼 더웠다. 태백산맥을 넘으며 더 데워진 공기가

강원도 강릉을 달구면서 이 지역의 한낮 기온이 35.5도까지 올랐다.

2001년의 기록 35.1도를 훌쩍 넘었다.

올해 봄(3~5월) 전국 월 평균기온은 13.5도로 종전 최고 기록인 13.2도(1998년·2022년)를 깼다.

11월에는 김해 낮 기온이 30도까지 찍었다. 초겨울을 앞뒀는데도 다시 반팔을 꺼내 입는 사람이 많았다.

 

 
 

올해 한반도의 기후변화는 태평양 감시 구역 수온이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과

주변 바닷물 온도가 뜨거워진 상황이 겹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영국 기상청은 9일 “올해에 이어 내년도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럽연합의 한 기후변화 연구소는 “5~11월까지 지구의 월 평균기온이 매달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12만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올해가 가장 뜨거운 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