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정현구목사님 목회칼럼

우리 모두를 새롭게 하소서

왕언니 2014. 5. 13. 16:31

 

 

 

 

 

 

세월호 침몰로 며칠 내내 온 국민의 마음이 무참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너무나 슬픈 일이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 채,

오열하는 유족들의 피눈물을 보면서 함께 울 뿐이었습니다.

십자가 상에서의 애절한 절규가 수많은 부모들의 입을 통해서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이 일은 위기상황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함으로 인명의 피해가 커진 것이기에 더욱 더 안타깝습니다. 어떤 위로의 말을 찾을 수 없습니다.

배가 바다 속으로 빠져들듯이,

온 국민이 파도치는 고통의 바다에 빠져 드는 것만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세월호 침몰사건은 지금 우리들의 잘못을 돌이켜 보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승객들을 돌보지 않고 먼저 나왔다는 선장을 보면서,

이 나라와 사회란 배를 이끌고 간다는 이들을 생각해 봅니다.

 

 

백성을 위해야 할 이들이,

세상을 이끌어 간다고 하는 교회가 자기를 먼저 챙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합니다.

또 함께 사회란 배를 타고 가고 있는 우리들 역시

자기만 먼저 생각하며 사는 것은 아닌가요?

 

 

배 침몰의 이유 중 하나는

배를 개조해서 원래 보다 무게와 승객수를 더 늘인 데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안전보다는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입니다.

이는 우리 시대가 무엇을 우선 가치로 삼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인간보다 물질,

생명보다 이익이 늘 우선으로 삼는 방식으로 이 사회란 배가 개조되어 왔습니다.

이런 방향으로 계속 개조되고 있는 한국사회란 배는 과연 안전한지,

과연 목적지에 이를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이 사고를 크게 키운 것은 잘못된 기내방송이었다고 합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을 들은 학생들은 대부분 그대로 따랐다고 합니다.

그 결과 일반승객은 약 80%가 살았지만, 학생들은 오직 23%만 생존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된 가르침으로 다음 세대가 죽어가는 시대의 현실을 보는 듯 합니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타락한 세상 때문에

어린 학생들의 미래와 도덕과 삶이 죽어가는 현실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가 타고 있는 이 사회란 배는,

바른 선장도 없고 구명보트도 제대로 펼쳐지지 않은 세월호와 같은 배는 아닌지,

그런 배를 타고 행복이란 목적지를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니

마음이 매우 무겁습니다.

 

 

지금도 사회란 바다에 수많은 가정의 배, 학교의 배, 인생의 배들이 가라앉고 있는 것을 보는 듯 합니다.

 

그렇게 보면 세월호의 침몰에는 우리의 잘못이 없지 않습니다.

우리가 회개해야 할 죄들이 있습니다.

 

 

주여, 그들의 고통에 함께 해주시고,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옵소서.

이 부활의 아침, 우리 모두를 새롭게 하옵소서.

 

 

                                            <부활주일에 담임목사 정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