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 조금씩 다가가기

만우절,닭털베개,그리고 하얀 거짓말

왕언니 2005. 4. 1. 19:29

              

   2005년  4월1일  금요일  구름

 

          

<어 한나라당하고 민주당이 합당한대...>
  <영삼이가 삼당합당하더니 잘 배웠네...대통령병은 역시 불치병이야.>
  < 신당대표는 한화갑씨이고 박근혜는 대권행보에 들어가려고 당직을 맡지 않는다...?>
  <고건 하고 정동영이도 단일화 한다하고...고건이 대선출마를 선언했대.>
  <이회창이 2007년 대선에 다시 도전? 좌우간 그렇게 망신 당하고도 욕심이 끝도 없네.. >

 

  일찌감치 아침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하면서
  나는 남편이 <돋보기도 없이> 읽어주는 신문 기사를 귓등으로 들으며
  그 모든 일들이 진짜인줄 알고
  정치판의 끝없는 헤쳐모여 놀이에 나혼자 넌덜머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이 출근하고 ,아까의 기사를 재 확인하기위해 화장실로 신문을 들고 가서
  바로 그 관심집중의 기사를 찾아 읽는 순간...
  아뿔싸 이런 엉터리 할배를 봤나...

 

  그것은 기자들이 꾸며서 쓴 <오늘은 만우절...정치판 가상시나리오>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남편은 신문이나 잡지를 제맘대로 읽고있습니다.
  어쩔때는 둘이서 드리는 아침예배때 성경조차도 틀리게 읽습니다.
  받침을 빼놓고 읽는다든지 점을 빼놓고 읽어,
  같이 펴놓고 있지 않다면 엉뚱한 단어로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부활절때는 바라바를 바나바로 읽기까지 했습니다.]
  아직 경로 우대증도 안나왔는데...저사람 대학나온 지점장 맞어?하고 싶을때도 있습니다.
 
  글씨가 작아 돋보기없이는  불편한데도,대부분 돋보기를 찾아 읽기가 귀찮아
  거실의 불도 켜지 않은채 밝은 베란다쪽으로 신문을 펼쳐놓고 
  오늘 아침처럼 미간 찡그리고 거두 절미한채 큰제목만 대충 읽는 때가 그럴때 입니다.

 

  잔글씨로 적힌 중요한 반전부분은 생략하고   언제나 자기가 읽기쉬운 큰제목만  읽어 실수를 합니다.
  나는 서둘러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번번히 꺼놓고 나에게 전화할 일이 있을때만 키는,
  남편의 < 발신전용 핸드폰>이 열려있기를 바라며...

 

  웬일로 전화가 열려있었습니다.
  <여보 당신 무슨 신문을 그렇게 읽어요?>
  <왜?>
  <아까 당신이 말한거  그거 죄다 거짓말이야,만우절 가상시나리오라는데...?
   누구한테 진짜인줄알고 말 전할까봐 전화 하는 거예요.실수하지 말아요, 알았죠?>
  <그랬어??>

 

  남편만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유난히 시력이 좋았던만큼  나는 노안도 빨리 왔는데,
  주제파악도 못하고 50에 사진관을 시작했고
  한술 더 떠서 4년전부터는 컴퓨터로 칼럼까지 쓰면서 눈이 더욱 나빠져 ,
  어두컴컴한곳에서 읽는 깨알같은 성경이 싫어, 큰글씨 성경을 두권이나 샀지만
  그것도 돋보기 없이는 30분도 읽기 힘듭니다.

 

  그밖에도 나를 왕  짜증나게 하는것들로는 은행의 출금전표,  디지털활자로 찍힌 전화번호부,
  [어둑신한 곳에서 56890의 숫자는 항상 아리송합니다.]
  보험회사의 약관,화장품이나 약품의 설명서 등인데 ...
  [일회용 린스를 샴푸로 짐작하고 머리를 감는다든지,
   폼크린싱을 크린싱크림인줄 알고 마사지를 하려했다든지 하는건 이제 고전에 속합니다.]
 

이제는 멀쩡하게 생긴 여자가 은행청경에게 출금전표를 써달라는 광경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신문만은 그렇게 거두절미하고 읽지는 않습니다.
  왜?...나는 신문을 읽는다면  써먹을게 없나하고 불을 키고 읽고,
  만일 퍼다 쓴다면 오류가 없어야하기에 읽고 또 읽고 신중을 기하는 편이지요.

 

  그러나 정작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과연 얼마나
  <발없는 말>의 위력과 위험을 알고 기사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심치 않은 정정 보도니 <바로 잡습니다>를 지나서
  연예인들의 허무맹랑한 스캔들 기사를 사이에 두고,고소 고발사태까지 벌어지는걸보면,
  성경말씀 처럼 하나님이 창조하신 지구상의 모든 동물중
  사람에게만 주신 특권인 말과 글이야 말로 양날을 가진 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말이 입안에 있을때는 사람이 주인노릇을 하지만 ,한번 뱉은후에는 말이 사람을 지배하는데...
  지구상의 모든 동물과 벌레는 길들일 수 있지만 사람의 혀만 길들여지지 않는다 합니다.
  그러기에 성경에도 말을 조심하라는 구절이 얼마나 많이 등장합니까...

 

 

 

           

 

                         [ 가솔송님 방에서 빌려온 명자꽃]

 

 

  얼마전에 들은 어떤 목사님의 야고보서 3장 1절~12절 설교가 생각납니다.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 받을 줄을 알고
      많이 선생이 되지 말라.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의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능히 온몸도 굴레 씌우리라.

 

      우리가 말을 순종케 하려고 그 입에 재갈 먹여 온몸을 어거하며   또 배를 보라

      그렇게 크고 광풍에 밀려 가는 것들을 지극히 작은 키로 사공의 뜻대로 운전하나니
      이와 같이 혀도 작은 지체로되 큰것을 자랑하도다.

 

      보라 어떻게 작은 불이 어떻게 많은 나무를 태우는가.혀는 곧 불이요,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중에서 온몸을 더럽히고 생의 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것이 지옥불에서 나느니라.

 

      여러종류의 짐승과 새며 벌레와 해물은 다 길들므로 사람에게 길들었거니와
      혀는 능히 길들일 사람이 없나니 쉬지 아니하는 악이요,죽이는 독이 가득한것이라.
      이것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입으로 찬송과 저주가 나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치 아니하니라.
      샘이 한구멍으로 어찌 단물과 쓴물을 내겠느뇨
      내 형제들아 어찌 무화과 나무가 감람열매를,포도나무가 무화과를맺겠느뇨.
      이와 같이 짠물과 단물을 내지 못하느니라
.

 

 

 

  그때 목사님이 온전한 크리스찬이 되기위해서 말에 대해 주의할 4가지를 말씀하셨는데
  기억 나는대로 옮겨봅니다.

 

  첫째..경건생활에 힘쓰면 경건한 말을 하게 된다.
          나쁜말을 자주 들으면 무심코 나쁜말을 하게 된다.
    聾兒가 말을 못하는 것은 못듣기 때문...
          특히 애들은 듣는대로 말하는데 아이들이 욕을 배우는것은 다 어른들 책임이다,
          매일 기도 찬송하며 살면 경건한 말을 많이 하게 된다.
   

 

그 목사님이 어느날 고속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부흥사경회를 가게 되었답니다.
  긴시간을 가야 하는 길이어서 비교적 앞자리에 앉아 성경를 펴고
  설교할 말씀을 보완하며 가려했는데,몇분 안되어 운전사가 유행가 테이프를 틀더랍니다.

 

  쿵짜짜 쿵짝 네박자 속에~ 사랑도 있고~눈물도 있고 한숨도 있네~

 

  다른 사람들이 아무말 안하는데 목사인 당신이 그만 틀으라 할수도 없어
  꾹 참고 가는데 도무지 집중이 안되어 성경이 눈에 들어 오지 않더라지요.
  할수없이 부산에 도착하여 호텔에 들어가, 오면서 못한  준비를 하려는데
  나도 모르게 흥얼거려지는 노래가 있었는데...글쎄 그게 날마다 부르던 찬송가가 아니고
  쿵짜짜 쿵짝 네박자속에~~ 송대관의 유행가였다지 뭐예요. ㅎㅎㅎ

 

  우리들도 새벽에  들은 찬송을 하루종일  흥얼거리게 되는 경험이 있지 않은가요?

 

  둘째...정확한 말만 하도록 하자.나도 잘 알지못하는 미확인된 유언비어를 옮겨퍼뜨려
           다른 사람을 상처주지 말라.
  이 대목에도 간증이 있습니다.

 

  어떤 작은 교회의 젊은 목사님이 아침일찍 심방을 가시려고 교회로 가는길에  급한 전화를 받고
  교회 근처의 어떤 젊은 과부 여집사님집에 잠깐 들어가셨답니다.

 

  문간에서 말 몇마디만 주고 받고 나오는데 ,하필 어떤 여집사가 그걸 보았습니다. 

들어가는것은 못보고 나오는것만 본 그 집사는 바로 다른 여집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목사님이 x집사 집에서 아침에 혼자 나오시대?>

 

  그말은 삽시간에 돌고 돌아서
  <목사님과 그 집사님이 전 교회에서부터 그렇고 그런 사이였대...>로 까지 발전했습니다.

 

  며칠이 지나서 돌고 돈 말이 처음 말을 퍼뜨린 집사의 귀에 들어왔는데
  자신은 다만 <목사님이 X집사 집에서 나오시대?>라고 했을뿐인데 엄청나게 비화한것에
  놀라고, 목사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어 사죄를 하려고 목사님께 갔습니다.

 

  전말을 들은 목사님은 <아 그러세요? 그러면 제가 시키는대로 하십시요>하시고는
  닭털베개 하나를 주시며 언덕위에 올라가 칼로 찢어 닭털을 다 날리고 오라하셨습니다.
 

그리고 돌아오자 이번에는 <다시 가서 그 닭털을 다 다시 줏어 담아오십시요> 했답니다.

 

  아연실색을 한  여집사가 울음을 터뜨리자 목사님이 조용히 타 일렀습니다.
  <집사님 우리가 한번 뱉어버린 말은  아까 날려보낸 닭털과 같아서
   한번 입을 떠나면 다시 주워 담기 어렵습니다.앞으로는 꼭 책임질 말만 하십시요.>
 
 
  셋째...축복의말,좋은 말을 많이 하라.
           칭찬, 격려,축복,위로의 말은 남을 세워주고 돈 안들고 복받는 일이다.

 

  거짓말에도 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하얀 거짓말이 있다지요?

 

  지나치게 키가 작고 눈이 큰 사람이라면 ,키에 대한 이야기는 가급적 빼버리고
  <어머 정말 눈이 예쁘세요, 쌍거풀 수술 한눈보다 더 예쁘시니 돈 버셨네요.>
  살쪘지만 다리는 가늘은 여자가 있다면
  <걱정마,다리살이 제일 안빠져,넌 기막힌 다리를 가졌으니 상체만 좀 빼면 완벽해질거야.>
  해준다면 얼마나 고무적이겠습니까?

 

  파출부를 오래한 어떤 집사님이 그집에서 말 안듣는 아이를 혼낼때
  <아이구 이 흥할 놈아...>했더니 그게 욕이나 저주가 아니고 나중에 정말 잘 되더랍니다.
  왜 말이 씨된다는말 있잖아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의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남에게 덕이 되는 말을 하기위해서는
  나자신의 언어생활을 위해서 기도를 많이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참 도움이 되는 말씀이어서 메모를 했기에 이렇게 리피트 해봅니다.

 

  자 오늘 밤 퇴근하는 남편들을 위해 어떤 하얀 거짓말을 준비 하시겠습니까?

 

  모범 답안  보여 드릴가요?

 

  <내가 이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잘한게 있다면 당신과 결혼한 일인거 같애.
   여보 나랑 이렇게 34년이나 살아줘서 고마워..>

 

   어때요 제가 준비한 멘트...?

 

   열흘 지나면 우리  결혼 34주년이거든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