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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스크랩).....이영작

왕언니 2016. 12. 13. 23:40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통과를 보면서 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필자가 쓴 '박근혜 당선인 성공한 대통령 되려면'이라는 기고문과 강연이 생각난다.


필자는 당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성공한 군주·대통령이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모든 국민이 박근혜 당선인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자는 당시 박 대통령 성공의 조건으로 7개의 '상식적인 주문'을 했다.


첫째, "나는 선거의 여왕이 아니다"를 되뇌면서 겸손해지라고 주문했다.


17대 총선(2004년)과 19대 총선(2012년)을 선거의 여왕 박근혜의 승리라고 하지만 이는 잘못된 평가다.

더욱이 질 수 없는 지난 대선을 단 4% 차이로 이긴 것은 패배나 마찬가지였다.

우파 유권자들은 안보 우려 때문에 박 대통령을 지지한 것이다.

그런데 자신의 힘으로 자신이 훌륭하기 때문에 당선되었다고 착각하는 순간,

독선·독주의 달콤한 독배를 마시면서 실패하는 대통령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겸손하지 않았고 남의 말도 듣지 않았다.



둘째, 일벌백계로 실세의 발호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세의 발호는 대통령의 실패와 직결된다는 말을 계속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비선 실세의 발호를 막기는커녕 후원자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셋째,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48%의 견해를 국정에 반영할 것을 주문했다.


다수 의견을 따르더라도 소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반대파뿐 아니라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의 목소리조차 들으려 하지 않았다.

박근혜 18대 대통령이 2013년 2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차량에 올라 국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넷째, 민생에 앞서 후보로서 공약한 정치 개혁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어떤 정치 개혁도 하려 하지 않았다.
개헌에 반대하며 제왕적 대통령제에 집착했고
공천권을 지역 주민에게 돌려주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반대해 자신의 추종자만을 국회에 진출시키려 했다.
정치 개혁에 역행한 것이었다.


다섯째, 국정 철학을 철저히 지키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보수우파의 지원을 받고 당선된 대통령으로서
보수 우파 국정 철학을 지키기를 기대하였지만 이마저 지켜지지 않았다
국가 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국가부채를 늘리면서 보수 우파 정책에 역행했고 끝내는 촛불 사태를 불러왔다.

여섯째,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원칙을 공유하는 조언자(advisor)를 두라고 권유했지만

최순실과 그 일파만이 대통령의 귀를 잡고 있었다.

일곱째,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해 사과하고 미룰 것은 미루고 추진할 것은 과감하게 추진하라고 건의했다.

요구는 상식적 주문인데 모두 무시됐고 그 결과가 오늘의 이 사태다.

박 대통령은 그간 중요한 업적을 이뤘다.

통진당 해산, 사드(THAAD) 배치 결정, 개성공단 폐쇄, 역사교과서 국정화, 한일정보보호협정 등은 국가 안위를 위해 꼭 해야 할 일들이었다.
이런 업적들마저 진보 좌파들에 의해 뒤집히거나 무효화의 빌미를 주는 것은 아닌지 많은 보수 우파가 우려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판결과 관계없이 6~8개월 안에 새 대통령이 태어날 전망이다.

민주당의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대주주 안철수 의원 등 유력한 야권 주자들은 개헌에 반대하면서 제왕적 대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미 기득권화한 그들은 "절대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교훈을 거부한다.
자신은 절대로 부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기최면을 거는 대통령이 또 나타난다면 불행의 역사는 반복될 뿐이다.

정치 개혁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다.

첫째, 북한이 핵무기로 안보를 위협하는 분단국가 상황에서 설사 정부의 내치에 실정(失政)이 있더라도 국가 안보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둘째, 내치 문제로 외교 활동이 중단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셋째, 대통령 또는 당권을 장악한 실력자가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개입하지 못하게 하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국회가 독립적이어야 대통령을 효과적으로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권형 개헌으로 내정에서 안보와 외교를 독립시키고, 국민 공천제를 입법·제도화해 통치자를 효과적으로 견제해야 한다.

오늘의 사태를 보수 우파의 실패라고 자조(自嘲)하지 말아야 한다.

보수 우파의 실패가 아니라 권력 시스템의 실패다.
좌파도 조롱하고 나설 계제가 아니다.

제왕적 대통령이 들어서면
보수건 진보건, 우파건 좌파건 또다시 불행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누가 되든 다음 대통령은
당선 즉시 분권형 개헌과 국민 공천제로 공천 개혁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광화문 하늘은 다시 촛불로 가득 찰 것이다.

  이영작 서경대석좌교수